• 성만찬의 중요성(마가복음 14:22-25)
  • 조회 수: 232, 2013.02.07 22:02:11
  • 성만찬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마지막으로 가지신 유월절 만찬의 식탁을 통하여 제정된 성례전(聖禮典)입니다. 개혁 교회의 성례전은 두 가지인데, 세례와 성만찬 입니다. 두 가지 성례전 가운데 하나가 식탁에 둘러앉아 떡과 포도주를 나누는 예 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한 구원의 사건이 성만찬을 통하여 우리에 게 구체화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식탁에 둘러앉아 떡을 먹고 포도주를 마실 때, 우리는 구체적으로 예수님께서 이루신 구원에 참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죄 가 대속(代贖)되어 하나님과 화해하게 되는 놀라운 구원의 은총이 밥상에서 이루어 지는 것입니다.

    성만찬의 식탁은 구약 성경에 나타난 유월절 식사와 그리고 시내산에서 하나님 앞에서 함께 나눈 계약 식사와 관계가 있고,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 많은 무리들 을 먹이신 일이나 부활 후에 제자들과 나눈 식탁이나 그리고 요한계시록에 나타난 어린양의 잔치에까지 연결이 되는 것입니다. 성경에 나타난 중요한 사건들이 밥상 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밥상에 둘러앉아 같이 먹음을 통해서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해 온 것입니다.


    신약 성경에 나타난 밥상 공동체

    예수님께서 오셔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는 밥상과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습니 다. 예수님의 천국 비유는 대체로 잔치나 먹는 것과 관련된 비유가 많습니다. 예수 님께서 오병이어로 오천명을 먹이신 사건 같은 것도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떡을 거기에 모인 배고픈 사람들이 함께 나누면서 하 나님께 감사하면서 새로운 공동체 의식을 경험하는 자리였습니다. 마태의 집에서 함께 나눈 식사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 자리였습니다. 죄인들과 함께 밥상을 나누므 로 모든 사람의 죄가 사해지고 거기에 새로운 공동체가 이루어졌음을 보여 주신 것 입니다.

    제자들과의 유월절 만찬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유월절 양'(고전 5:7)이라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유월절 화목제에 사용된 양을 뜻하는 것 으로 일부를 불에 태워 하나님께 드리듯이 예수는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서 인간의 죄를 사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남은 제물을 나누므로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새로운 공동체를 갈망하고 나아갔듯이,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몸을 제자들에게 주심 으로 새로운 공동체를 지향할 것을 명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부활 후 엠마오의 제자들과 함께 떼신 떡을 통하여 그들로 새로운 부활 의 주님을 보게 하였고, 숨어 있던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그들과 함께 떡을 나누 시므로 저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일군으로 나갈 것을 명하셨던 것입니다. 결 국 예수님의 식탁은 ①사죄와 용서 ②공동체 상호간의 섬김 ③새로운 공동체의 건 설로 특징 지워집니다.

    신약 성경에 나타나는 이런 모든 식탁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구약 성경에 나타난 여러 식탁들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되어질 때 그 의미가 더욱 분명해집니다. 성만찬은 이런 모든 식탁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따라서 그것은 새로운 공동체를 지향하는 중요한 자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주의 만찬은 교회와 교회가 이루어야 할 새로운 공동체의 요약일 뿐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요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리마 문서에 나타난 성만찬의 의미

    이상의 신구약 성경에 나타난 성만찬의 배경을 바탕으로 하면서 세계교회협의회 가 채택한 문서에 나타난 성만찬의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로, 성만찬은 "교회가 모든 피조물을 대신하여 드리는 찬양의 대제사"(4)입 니다. "성만찬은 창조와 구원과 성화를 통해 이루어진 모든 것에 대하여, 인간들의 죄악에도 불구하고 교회와 세계 속에서 하나님이 이루신 모든 일들에 대하여, 또 하나님께서 하늘나라를 완성하심으로써 이루실 모든 것에 대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커다란 감사를 드리는 것"(3)입니다. 우리가 행하는 성만찬은 우리가 베푼 잔치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베푼 잔치에 우리가 초대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 잔치의 주인 되신 하나님이 친히 임재하여 계시고 초대된 우리는 우리를 은혜의 잔치에 초대하 여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예를 올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성만찬을 행할 때 마다 하나님께서 이루신 창조와 구원의 역사에 대하여 힘껏 감사의 찬양을 드리는 것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이 성만찬을 통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 영접되어 하나 님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를 드리는 것입니 다. 하나님의 식탁에 우리가 초대되었다는 사실은 특권이며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 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성만찬에 참여할 때 정장을 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 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성만찬을 그리스도의 고난만을 기념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무겁게 행하여 왔습니다만, 하나님께서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신 구원의 은총 에 대하여 감사하는 식탁임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만찬은 감사 와 기쁨의 식탁이며, 아름다운 찬양과 정성으로 준비된 우리의 예물을 아울러 드림 으로 맞는 축제의 자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 개신교가 성만찬을 소홀히 하므로 하나님이 하신 모든 창조와 구속의 역사 에 대한 감사의 제사를 올바로 드리지 못하였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예배를 하나님 의 현존에 대한 체험보다는 인간 중심의 예배가 되게 하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한 국 교회가 기복적인 신앙 형태를 띄게 된 것도 창조와 구원에 대한 감사보다는 이 기적 욕구를 앞세웠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성만찬은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다시 사신 그리스도에 대한 기념 (anamnesis)"(5)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념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과거 구원의 사건을 오늘에 재현하는 것을 뜻합니다. 성만찬을 통하여 우리는 예수님께서 직접 우리에게 그의 살과 피를 나누어주심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 와 모든 피조물을 위하여 그가 이루신 모든 일들과 함께 이 기념 속에 임재하며 우 리와 친히 교제를 나누신다"(6)고 하므로 '기념'과 '임재'를 분리할 수 없음을 분 명히 하였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성만찬을 통하여 우리 가운데 임재하셔서 친히 그 와의 교제(communion)를 허락하신다는 것입니다. 성만찬은 우리와 그리스도와의 코 이노니아의 식탁임을 뜻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한 구원은 2천년 전에 일어났지만, 그 효력은 시간 과 공간을 넘어서서 어느 시대 어느 곳에나 미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차려 지는 성만찬 식탁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준비하신 것이며, 이 식탁의 주 인으로 오셔서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를 그의 구속받은 자녀가 되게 하시는 것입 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에도 성만찬 식탁은 고난을 기념하기보다는 주님께서 이 루신 승리를 축하하며 그것을 통해 우리에게 주신 생명의 은총을 감사하는 축제의 자리입니다.


    셋째로, 이 성만찬을 성만찬 되게 하시는 분이 성령이심을 우리가 알아야 합니 다. "성령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성만찬 때 우리에게 실 제로 임재 하도록 하시며, 성만찬 제정 때 하신 말씀에 담긴 약속을 성취"하십니 다. "성령은 성만찬을 가능케 하시며, 성찬식이 계속해서 유효하도록 만드시는 무 한한 사랑의 힘"(14)이 되십니다. 성만찬의 기념이 단순한 회상이 아닌 현재적 경 험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도 오직 성령이 가능하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성만찬 사건의 근원이 되시며 궁극적으로 성취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와 성만찬의 중심인 하 나님의 성육신 하신 아들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우리로 체험케 하시는 성령의 힘, 결국 성만찬 안에서 우리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코이노니아를 동시에 체험하게 되는 것이며, 아울러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코이노니아를 우리가 체험하게 되는 것입니 다.

    한국 개신교에서는 특히 성령의 은사에 깊은 관심과 체험을 가지고 있으나 성령 의 역사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므로 성령 운동이 대체로 잘못 전개되어 많은 부작 용을 낳게 만들었습니다. 성자와 불가분리적인 연합을 이룬 성령이라면, 그의 역사 또한 성자가 이루신 구속의 사건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령 운동은 은사 중심이 아닌 구속사 중심의 하나님 나라 운동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입 니다.


    넷째로, 성만찬은 성도가 서로 교제하는 자리입니다. "교회의 삶을 양육하시는 그리스도와의 성만찬적 사귐은 동시에 교회 되시는 그리스도의 몸 가운데서 교제하 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의 공동체가 충분히 드러나게 되는 것은 바로 이 성만찬을 통해서입니다"(19). 성만찬을 통해서 교회 공동체가 확실하게 세워지 는 것입니다. 동시에 이것은 교회 안에서의 공동체 확립만이 아닌 세계 공동체 확 립에까지 확장되어야 함을 뜻합니다. "성만찬 의식은 하나님의 한가족 안에서 형제 자매로 간주되는 모든 사람들 간의 화해와 동참을 요구하며, 사회, 경제, 정치적 삶 속에서 합당한 관계를 추구하도록 촉구하는 끊임없는 도전"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동참할 때 모든 종류의 부정의, 인종차별, 인종분리 주의, 자유의 결핍이 근본적으로 도전 받게 됩니다"(20). 성만찬에 참여한 우리가 이 세계 속에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그리고 불의와 분열과 교파주의 같은 것들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언제나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성만찬을 통한 성도의 교제는, 이 세계 속에 깃들인 모든 악과 투쟁하여 마침내 모든 세계민이 코이노니아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끝으로, 성만찬은 하나님 나라를 미리 맛보는 것이며, 이 땅에 나타난 그 나라 의 징표들에 대해 감사를 드리며, "그리스도 안에서 임해 오는 하나님 나라를 기쁜 마음으로 기념하고 또 고대하는 축제"입니다(22). 성만찬은 그리스도의 재림과 마 지막 하나님 나라를 미리 맛보는 것입니다. 성만찬은 미래의 이상적인 새로운 공동 체를 미리 맛봄이요, 동시에 그것을 지향해 가는 밥상임을 뜻합니다. 성만찬은 완 전한 코이노니아가 회복된 미래의 공동체를 미리 체험하는 자리입니다. 따라서 우 리는 이 자리에서 우리 사이에 있는 모든 차별이 극복되어야 하며, 우리의 가난한 이웃들을 돌아보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으로 실천할 것을 다짐하여야 할 것입니 다. "성만찬을 거행하는 자체가 이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한다는 증거" 가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오늘 다시 성만찬 자리에 둘러앉을 때 우리는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면서 그에게 감사의 제사를 드림과 동시에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이 루신 모든 구속의 은총을 체험하면서 그 안에서 거듭난 자임을 확인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좇아 하나님 나라의 일군으로 모든 불의와 대적하며 세계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에 동참하여야 하겠습니다. 성만찬은 단순한 회상의 자리가 아닙니 다. 새로운 공동체를 지향하는 자리이며, 그것을 미리 맛보는 자리입니다. 성만찬 의 이 깊은 뜻을 이해할 때 우리는 보다 확실한 신앙으로 주님과 동행하며 주님의 역사를 이 땅 위에 실현하게 될 것입니다.

    성만찬의 이 모든 은총이 여러분 가운데 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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