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여호수아 14장에서 갈렙을 대표하는 유다지파로부터 시작하여 19장까지... 땅을 분배하는 내용들이 나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19장에서 이스라엘 전 지파의 땅분배가 끝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후에 20장에서 도피성 제도에 관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러면 먼저 도피성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 봅시다. 문자 그대로 살인한 사람을 받아들여 그에게 안전을 보장해 주는 성읍이 곧 도피성인데... 그러나 아무런 기준 없이 살인자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비고의적인 살인자, 곧 과실치사의 경우만 받아들여 그의 생명을 지켜주었습니다. 제사장이나 성읍의 장로들이 조사해보고 판단하기에 악랄하고 고의적인 살인자는 비록 도피성에 피신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공개 처형시킴으로써 심판의 준엄함을 나타내었습니다.

그리고 과실치사자로서 도피성에 몸을 숨긴 자는 그가 속한 시대의 대제사장이 죽기까지 도피성 밖으로 나올 수 없고... 만약 임의로 나오는 날에는 그에게 죽임당한 자의 친족에게 살해당할 수 있었기 때문에 조심해야 했습니다. 단, 당대 대제사장이 죽으면 도피성에 피신한 자는 그 죽음의 대속적 가치를 인정하여 지금껏 머물던 도피성을 떠나 자기 고향으로 무사히 되돌아갈 수 있습니다.

도피성은 부지중에 살인한 자가 피살자의 가장 가까운 형제나 친지로부터 피의 보복을 피해 생명을 건지기 위해 도피할 수 있도록 마련된 성읍입니다. 이는 살인자 중에서도 고의성 여부를 가려 형벌을 내리거나 애매한 죽음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이며... 따라서 일단 이곳에 피신한 자는 생명의 안전과 함께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율법이 이에는 이, 눈에는 눈.... 하는 일종의 보복법을 허용했기 때문에 생겨난 제도입니다.

이 도피성으로 향하는 길에는 ‘도피성’이라 쓴 팻말이 눈에 띄기 쉬운 길목에 설치되어야 했으며, 길을 넓게 닦아 도피에 용이하게 해야 했습니다. 전승에는 그 길의 폭이 14m나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도피성에는 모든 생필품을 비치하여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게 배려하였고, 팔레스타인 어느 지역에서도 반나절만에 도피성에 이르도록 요단 강 동편과 서편, 그리고 북부, 중부, 남부 등 여섯으로 지역을 구분하여 여섯 개의 도피성을 마련하였습니다. 이것은 비고의적인 살인자가 제때 피신하지 못하여 피의 복수자에게 잡혀 죽임당하는 또 다른 살인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하나님의 선한 조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도피성 제도는 궁극적으로, 죄인들의 영원한 구주시요 안전한 피난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과거에 지었던 죄를 회개하는 행위는 주님을 믿지 않을 때 자신이 마귀의 종, 진노의 아들임을 모르고 그냥 마귀가 이끄는대로 속고 속아 죄를 지은 것으로 이제 예수 그리스도께 의탁하여 죄의 댓가인 죽음을 받지 않게 해 달라는.... 즉 구약의 도피성으로 들어오는 도피자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예수 믿기 전 뿐만 아니라 예수 믿은 후에도 연약한 인간인지라 부지 중에 지은 모든 죄도 이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구약의 도피성은 지금 우리 시대의 예수 그리스도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 말씀에 의지해서 생각해 볼 때 예수 믿고 난 후에도 습관적이고도 고의적인 범죄에 대하여 형식적인 회개로 모든 죄를 용서받는 것은 이 도피성을 두시는 하나님의 의도와 다르다는 것을 알 때 참으로 두려움을 가지게 됩니다. 하나님이 도피성을 두게 하신 이유는 비고의적이며, 실수에 의해 살인한 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의도적이며 악한 방식으로 살인을 한 자는 공개적으로 사형시키는 것입니다. 이런 하나님께서 도피성과 같이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주신 것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기에 우리는 습관적이며, 반복적인 범죄에 대해서는 조심해야 하며 이를 엄격하게 다루어야 할 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