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자손이 또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니라‘ ‘사사기에서 가장 반복적으로 자주 들어보는 말이 ’또‘, ’다시’라는 말입니다. 인생이 미련하여서 살 만하면 꾀부리면서 세상 좋아하고 마음이 흐트러져서 하나님을 향해서 죄를 짓습니다. 고난이 있으면 주를 부르고 의지하고 바짝 다가가지만 삶이 평안하면 또 죄를 짓습니다. 이에 하나님은 모압을 이스라엘에게 붙입니다.
 
모압왕 에그론은 암몬, 아말렉 자손을 모아 와서 종려나무 성읍을 정복했다고 13절에 말씀합니다. 종려나무 성읍은 여리고성을 이르는 말인데 이스라엘이 기적, 능력, 믿음으로, 기막힌 역사로 차지했던 이 땅을 모압 왕이 점령해 무너뜨렸습니다. 그리고 모압의 속국이 되어서 18년간이나 조공을 바치는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약소국에 불과했던 모압이 이스라엘을 집어삼킨 것입니다. 하나님의 종이 되기를 거부했던 이스라엘이 결국 모압의 종이 되어서 18년간이나 하나님께 바쳐야 할 조공을 모압에 바치는 어이없는 장면을 연출합니다. 이번에는 8년이 아니라 18년간이나 고통을 받습니다.

이렇게 되자 이스라엘이 또 하나님께 부르짖는데 15절에 보니까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한 구원자를 세우셨으니 그는 곧 베냐민 사람 게라의 아들 왼손잡이 에훗이라” 왼손잡이 사사 에훗....

오늘 본문에는 에훗에 대한 2가지 정보가 나오는데 베냐민 사람이라는 것과 왼손잡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정보가 참으로 이율배반적인 것입니다. 베냐민 사람이란 ‘오른손의 아들’이라는 뜻이 있는데 이 베냐민 지파에 있는 에훗은 왼손잡이라... 참... 뭔가 의미하는 바가 있는 것 같아요.

왼손잡이는 문자적으로 “오른손이 묶여 있어 제대로 쓸 수 없는 자”라는 뜻으로 누가 보아도 밖으로 드러나는 장애가 있는 손입니다. 왼손을 부지런히 써서 잘 쓰게는 되었지만 오른손을 강조하는 그 시대 사회 안에서 오른손을 못 쓰는 것은 용사가 되는 일에 결격사유가 되는 것으로 이러한 자가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사사가 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요즘은 왼손잡이도 인정받는 시대지만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어른들 앞에서 왼손을 쓰다간 벼락이 덜어집니다. 다행히 어른이 없어서 왼손을 쓰자면 옆에 있는 누나들이 어른 흉내 내며 야단이 납니다. 그래서 많이 싸운 기억이 납니다. ‘네가 어른이라도 되냐고...’ 그러니까 이 당시에 왼손잡이는 얼마나 큰 장애였겠는가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런데 에훗은 자신이 가진 장애를 유익하게 활용하여 모압을 물리칩니다. 에훗이 이스라엘의 대표가 되어 공물을 바치러 에글론을 만나러 갔는데 공물을 바친 후 일행과 함께 나오다가 일행을 떠나보내고 다시 에글론에게 갑니다. 그에게 은밀히 아뢸 일이 있다고 하여 모압 왕 에그론 주변에 사람을 다 물리게 했습니다. 왕이나 그 신하들이나 이 장애를 가진 자가 뭘 어쩌겠느냐 하는 방심한 마음에 아무 의심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물린 후 에글론이 혼자 있게 되자 그의 오른쪽 허벅지 옷 속에 숨겨둔 칼을 그의 배에 깊숙이 찔러 넣고는 마치 낮잠을 자며 왕이 쉬는 것처럼 해 놓고는 도망을 나온 후  에훗은 병사들을 모아 모압인 1만 명을 죽이고 그들을 쫓아내었습니다. 그 후 80년 동안 이스라엘에게 평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왼손잡이 사사 에훗은 그 당시 온전해야 할 이스라엘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하는 상징적인 인물이기도 합니다. 오른손의 아들이라는 뜻의 베냐민 지파 안의 왼손잡이 사사 에훗... 성경에서 오른손은 능력의 상징이며 여호와의 오른손은 원수를 무찌르고 그 우편 그늘은 특별한 영광과 권능이 있음을 나타냅니다. 이와 같이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선민으로서 하나님의 돌보심 아래 권능과 능력, 영광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어째서 하나님을 떠나 이렇게 비참한 상태로 사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고자 오른손의 아들의 의미를 가진 베냐민 지파에서 왼손잡이 사사 에훗을 쓰신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우리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이름은 하나님의 자녀요, 그리스도인인데 삶의 모습은 불신자와 같은 삶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