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11장에는 하나님의 사람 다윗이 한 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큰 죄가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나라를 위해 전쟁에 나가 싸우는 장군의 아내를 범한 사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죄는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한 인간적인 잔꾀로 충성스러운 부하를 전쟁의 사지로 내몰아 죽인 것입니다. 이는 보통 악랄한 죄가 아닙니다. 보통의 왕이었더라면 여인을 범하고 빼앗는 수준에서 끝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의 경우는 위선이 들어갔기 때문에 이렇게 큰 악으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사건을 간략하게 추려보면 정초에 시작된 전쟁이 무더운 여름철이 되기까지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중에 다윗은 전쟁에 출전하지 않고 궁에 남아 있었는데 한 번은 잠을 자다가 깨어나서 궁 밖을 둘러보게 되었는데 더위를 씻어내기 위해 한 여자가 마당에서 모욕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윗은 그 여인에 대해 알아보라고 하였는데 그는 다름 아닌 전쟁에 출전하고 있는 우리아의 아내였습니다. 다윗은 우리아의 아내를 궁으로 불러들여 같이 잠자리에 듭니다. 그런데 몇일 못 되어 그 여자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왕으로 해서 임신을 하게 되었다고.... 다윗은 이를 숨기기 위해 전쟁터에 나가 있는 그의 남편을 부릅니다. 그리고 전쟁 중 노고가 많은 그를 위로하는 것처럼 꾸며 아내와 자게 하여 여자의 뱃속에 있는 아이를 우리아의 아이인거처럼 할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아는 너무나 충성스러운 군인이었기 때문에 전쟁에 나가 고생하는 상관과 동료, 부하들을 생각할 때 자신은 그리할 수 없다고 하여 집에 들어가지 않고 성을 지키는 병졸들과 같이 밤을 지냅니다. 이를 보고 받은 다윗은 다시 그를 불러들여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하여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지만 그는 똑 같은 방식으로 병사들과 같이 밤을 보냅니다. 이제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 다윗은 요압에게 그를 전쟁 깊숙이 밀어 넣어 죽게 하라는 비밀편지를 써서 우리아 편으로 보냅니다. 그렇게 해서 다윗은 그 충성스러운 부하를 사지에 몰아넣어 죽게 만들었습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왕이 성군 다윗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다윗이 이런 죄를 짓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첫째는 다윗의 게으름이 그를 죄 짓게 만들었습니다. 부하들은 전쟁에 나가서 싸우고 있는데 다윗은 낮잠을 자다가 저녁녘에 일어나 궁을 거닐다가 여인이 목욕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녁 시간에 일어났다는 것은 낮잠을 길게 잤다는 말입니다. 만약 업무를 보다가 이런 광경을 목격했다면 부끄러운 장면에 얼른 자리를 피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다가 일어나 할 일 없이 이리 저리 거니는 다윗에게 마당에서 목욕을 하던 여인의 모습은 쉬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사람의 게으름은 죄가 들어갈 수 있는 가장 적기입니다.
둘째로, 게으름이 다윗으로 하여금 간음죄를 범하게 했다면 그가 가지고 있는 위선적인 태도가 그의 부하를 죽인 살인죄로 가게 했습니다. 위선이 개입되지 않았다면 간통죄나 불륜죄 정도로 그쳤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내가 신앙이 깊고, 남들에게 존경을 받는 왕인데 남의 아내를 취해 임신을 하게 했다면 이 얼마나 창피스러운 일인가... 이렇게 생각을 하니 그 충성스러운 부하를 죽여서라도 자신의 죄를 감추고 싶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성령의 능력으로 살지 않고 자기의 의로만 산다면 언젠가는 다윗과 같이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할 날이 반드시 오게 됩니다. 위선은 자기의 의가 자신의 죄와 만나게 될 때 자신의 죄를 감추고자 하는 태도이며, 행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의 의는 자기의 허물을 덮고자 하는 태도에서 더 큰 죄로 나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철저하게 자기의 의를 부인하고 성령의 능력을 의지해서 살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