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순절엔 나실인처럼(민수기 6:1-12) [사순절 시리즈]
  • 2013.03.09 14:23:24
  • 어떤 신부님이 어두운 밤에 뉴욕 맨하탄 거리를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맨하탄의 밤거리는 대단히 위험한 곳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 칼 든 강도를 만났습니다. 강도가 가진 것을 모두 내놓으라고 위협합니다. 그 신부님은 돈도 없었고 그날따라 시계도 차고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주머니에 있는 담배를 꺼내서 이거라도 필요하면 가져가라고 강도에게 내밀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강도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하는 말이 “아니! 신부님은 사순절에도 담배를 피우십니까? 저는 사순절 기간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 하면서 그냥 가버리더랍니다. 지금 우리는 교회 절기로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순절은 특별히 좀 더 경건하고 구별된 삶을 살게 되죠. 그런 의미에서 사순절은 마치 우리가 구약의 나실인이 되는 느낌이 듭니다. 구약의 나실인은 무엇입니까? 나실인은 자발적인 헌신자를 말합니다. 제사장은 아니지만 하나님께 자기를 드려 헌신하기를 간절히 사모하는 사람이 기한을 정해놓고 헌신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물론 신약에 들어와서 이 나실인 제도는 사라졌습니다만 그 정신은 우리가 이 사순절에 이어받을 수 있겠지요? 오늘 본문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나실인에 관한 모습은 세 가지 정도입니다.

     

    첫째로, 나실인은 구별된 사람, 구별된 존재입니다. 우리 크리스천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세상에 속해 있지 않은 구별된 사람입니다. 교회를 희랍어로 ‘에클레시아’라고 하는데 ‘구별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입니다. 나실인 역시 구별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롬12:2을 보면 현대의 나실인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느냐 하는 것이 잘 나와 있습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 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세상 사람들과는 완전히 달라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세상을 본받지 않는 구별된 모습으로 살아가라는 말씀입니다. 나실인이라는 말 자체가 ‘~에서 분리 되었다’ 그런 뜻인데... 그럼 세상과 구별되고 분리돼서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일까요? 그냥 세상에서 떨어져서 살라는 것입니까?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이 되라 그랬지, 빛끼리, 소금끼리 모여 살라고 그러지 않으셨습니다. 나실인의 특징으로 우리는 3i를 들 수 있습니다.  identity, involvement, influence입니다. 정체성, 소속감, 영향력.... 이것을 3 I 라고 부릅니다. 나실인은 세상과 구별되는 분명한 정체성으로 세상에 들어가 변화시키는 겁니다. 특별히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아주 중요합니다. 믿음이 약한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을 가지는 것을 좀 부끄러워할지 모릅니다. 불신자들 속에서 괜히 예수쟁이 티내고 하면 불신자들이 싫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불신자들은 우리 예수쟁이들이 예수쟁이답게 행동하는 것을 더 원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예수쟁이가 예수쟁이답지 않으니까 세상이 이렇게 되 간다....’ 괜히 세상 탓을 예수쟁이 탓으로 돌리는 것 같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얼마나 세상이 예수쟁이들을 특별히 바라보고 있는가..... 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불신자들과 운동을 하는데..... 한 번은 운동을 시작하려고 처음 나오신 분이 있어요. 이 분이 참 신앙이 좋은 분인데.... 이 분을 보고 불신자가 그래요. 목사님, 저 분은 진짜 예수 믿는 사람 같아요.... 이 말을 듣고 아주 가슴이 아팠어요. 아.... 우리 예수쟁이들이 운동장에서 불신자들에게 예수쟁이 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구나.... ‘목사님..... 저 분은 정말 예수 믿는 사람 같아요...’ 너무 우리를 찌르는 말 아닙니까? 우리가 이 사순절을 맞아 진짜 예수쟁이다운 모습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이 예수쟁이다운 모습을 회복하여, 그 다음에는 세상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세상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가운데 들어갈 때, 인발브 될 때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세상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인발브 되어 세상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 이것이 바로 사순절의 진정한 나실인의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이 사순절에 우리는 모두 말씀, 기도, 자기 절제를 통하여 그리스도인답게 모습을 반듯하게 세워 무장하고, 무장된 다음에는 반드시 세상으로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둘째로, 나실인의 의미가 뭐냐 ? 성령으로 살라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나실인은 세 가지 서약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3절에서 7절 사이에 자세히 나와 있는데 이런 겁니다. 첫째, 술 마시지 말라. 둘째, 머리 자르지 말라. 셋째, 시체를 가까이 하지 말라 입니다. 우선 머리 자르지 말라 하는 것은 소속의 의미입니다. 누구한테 소속되어 있다는 겁니까? 하나님께 속해 있다는 표시입니다. 우리도 사람들을 보면 그 머리 모양으로 어디에 속해 있는지 알지요? 군인들은 스포츠 형입니다. 군대에 속했다는 거지요. 제 둘째 아들도 내일 모레면 102보충대로 들어갑니다. 내일 머리를 밀어도 될텐데 기어코 지난 목요일 머리를 밀었어요. 평소에는 터벅머리 좀 깎으라고 해도 잘 안 깍더니.... 대한민국 육군답게 아주 시원하게 밀었어요. 거기서 더 빡빡 밀면 중입니다. 절에 속해 있다는 겁니다. 나실인은 머리 기르는 것을 통해서 하나님께 소속되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겁니다. 시체를 만지지 말라는 것은 모든 면에서 깨끗하고 정결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 다음 술 마시지 말라, 이것은 다른 말로 하면 성령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뭐지요? 술에 빠져 살지 말고 성령의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깨끗한 것도 중요하고 소속도 중요하지만 실제 어떤 힘으로 살아 가느냐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요즘 사람들은 마치 무슨 힘에 끌려 사는 것 같아요. 자기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막 끌려가는 그런 느낌입니다. 이게 바로 세상의 힘입니다. 유행, 문화, 눈치, 중독..... 여기에 다 귀신이 붙어 있어요. 마귀가 역사하는 겁니다. 엡 2장 2절에 이런 흐름에 대해서 잘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 풍속을 좇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르니 곧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 유행, 문화, 트랜드.... 이거 다 고상한 말로 치장하지만 그 안에 귀신들이 역사하는 겁니다. 그러니 불신자들도 맨날 미쳤다, 미쳤다 그러는 겁니다. 제 정신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지가 가고 싶은 길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데 그냥 이끌려 가면서 미쳐, 미쳐... 이러거든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런 세상 힘을 이길려면 성령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엡5:18 “술 취하지 말라 이것은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충만을 받으라” 성령충만을 받기 위해서는 첫째, 회개하여 더러운 것들을 우리 몸 안에서 토해 내고, 둘째, 세상과 가까이 하는 대신에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과 가까이 하는 시간을 늘려나가고, 셋째, 순종하는 생활을 해야 합니다. 성령을 인격적으로 대접해야 합니다.  

     

    셋째로, 약하기 때문에 더 헌신하라는 게 나실인의 정신입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하여 그들에게 이르라 남자나 여자가 특별한 서원, 곧 나실인의 서원을 하고 자기 몸을 구별하여 여호와께 드리려고 하면...” 예, 오늘 말씀은 남자 뿐 아니라 여자도 나실인의 서원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건 굉장히 혁명적인 접근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고대사회에서는 여자들의 권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자도 나실인이 될 수 있다’, 이게 무슨 얘기일까요? 바닥 인생이라도 더 많이 헌신하면 쓰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왜 약하다고 눌려 살고, 왜 여자라고 눌려 사냐 그거예요. 더 많이 헌신하면 될 것 아니냐, 더 많이 헌신하면 결국 쓰임 받고 세움 받는 사람이 될 게 아니냐 그 말씀입니다. 복음서에 보면 이런 나실인 같은 사람이 무척 많이 나옵니다. 막달라 마리아...  창기에다가 일곱 귀신이 들렸던 여자...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바닥 인생이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바닥 인생이 가장 큰 은혜를 가지고 헌신했더니 – 아시지요? 삼백 데나리온에 해당하는 향유옥합을 주님 발 앞에 깨뜨렸지요? 또 예수님 무덤에 아무 대책도 없으면서 가장 먼저 달려 왔지요? 이렇게 큰 은혜를 가지고 헌신했더니 – 성경에 나오는 여인 가운데 가장 영광스러운 사람이 되지 않았습니까?

     

    외모? 가정? 학벌? 아무러면 어때요. 못 나고 바닥 인생일수록 더 많이 헌신하면 될 것 아닙니까? 삭게오도 보세요. 멸시받고 왕따 당하다가 예수님이 찾아 주시니까 더 큰 헌신을 하잖아요? 재산 반은 가난한 사람에게, 토색한 사람에게는 네 배로 갚습니다. 요즘 말로 ‘오버’ 하잖아요? 왜 오버 합니까? 약하니까, 부족하니까 오버 하는 겁니다. 우리도 약하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더 헌신하면 됩니다.

     

    말씀을 맺겠습니다. 이 사순절에 우리는 먼저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을 찾읍시다. 주님 당연히 원하십니다만 이제는 세상 사람들도 우리가 그렇게 되기를 원합니다. 예수쟁이가 예수쟁이다워 질 때 세상이 변한다는 게 불신자들의 생각이거든요? 그러니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바로 새우고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상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성령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죄를 회개하고, 기도와 말씀으로 하나님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순종의 사람으로 하나님께 헌신할 때 우리는 분명 아 사순절의 멋진 나실인이 될 줄 믿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기 도] 아버지 하나님, 저희가 세상 속에서 주님의 제자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모습과 본분을 망각하며 살아왔음을 고백합니다. 이제 이 사순절 절기를 보내면서 하나님의 자녀로서 우리의 본분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신앙의 모습을 다듬기를 원합니다. 말씀과 기도, 그리고 순종의 삶에 힘써서 성령충만함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예수의 제자들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이 모든 것을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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