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페이지
  • 신약 누가복음 16:22-26/ 큰 구렁텅이 [새벽]
  • 조회 수: 624, 2018.11.27 16:09:21
  • 이 세상에는 영원한 것이 없습니다. 오늘 가지고 있는 것도 언젠가는 사라집니다. 부자가 거지가 될 가능성이 있고 드물지만 거지가 부자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역설적이지만 이 땅에 사는 동안에는 희망이 있습니다. 죽으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죽음 이후의 삶은 고정된 채 영원합니다.  부자와 거지 나사로 비유에서 주님은 그것을 분명하게 선언하고 있습니다. 지옥에 간 어떤 부자와 아브라함의 품에 안긴 거지 나사로의 상태는 전혀 바뀔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 부자나 나사로 모두 각각의 형편이 고정되어 버렸습니다. 한번 지옥에 가면 천국에 대한 희망마저 없어지고 천국에 가면 지옥에 떨어질 염려가 전혀 없습니다.


    천국에 갈 희망이 전혀 없는 곳이 지옥이라면 이 세상에도 지옥이 있습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가능성이 전혀 없거나 오늘의 눈물을 통해 내일의 웃음을 담보할 수 없는 곳이라면 지옥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사는 세상은 어느새 지옥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가난해서 공부시키기 어렵고 공부하지 못해 또 가난해지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 한 우리가 아무리 잘산다 하더라도 천국과 멀어진 세상일 뿐입니다. 아파트에 사는 우리는 집과 집의 거리가 매우 가깝습니다. ‘옆집’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며 ‘윗집’은 천장 바로 위에, ‘아랫집’은 방바닥 아래 위치합니다. 세계도 거리가 좁혀졌습니다. 지구 반대편도 언제든지 서로 보며 이야기 하고 오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세계 어디나 가까워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구렁텅이는 매우 커져 삭막한 세상이 되어간다는 것입니다. 내가 너와 어울릴 수 없는 구렁텅이는 더 커졌고 내가 있는 곳에서 너의 자리를 향해 갈 수 있는 길이 막혀버렸습니다. 이런 구렁텅이를 없애는 것이 천국을 이루는 길입니다.


    우리는 요즘 신종플루로 고민하지만 이미 오랜 세월 동안 30초에 한 명의 어린아이가 죽어가는 데도 어떤 예방도 치료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등 가난한 나라에서 겪는 말라리아 이야기입니다. 아프리카 어린이 다섯 명 중 한 명이 죽어가는 이 말라리아로, 1년에 100만명이 죽어가는 이 아픔을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는 나라가 별로 없습니다. 잘 사는 나라는 이 걱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라 사이의 구렁텅이가 매우 깊습니다. 교회와 교회 사이에도 이 구렁텅이가 커져갑니다. 개척교회가 너무 힘들고, 농촌교회는 죽어라 일해도 희망을 찾기 어렵습니다. 남과 북사이의 격차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구렁텅이 중 하나입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생긴 이 구렁텅이들을 메워야 합니다. 그래서 서로 건너갈 수 있는 희망이 생겨야 합니다. 그 구렁텅이를 없애고 희망을 만들어가는 방법은 서로에 대한 배려입니다. 율법의 가르침은 타인에 대한 배려입니다. 동네에 사는 고아와 과부에 대한 격려, 나그네에 대한 따뜻한 영접이었습니다.  내가 배불리 먹고 다이어트를 생각할 때, 내가 낡은 침대를 새 것으로 바꾸려고 할 때, 우리 교회가 새로운 예배당 건축을 생각할 때 우리 주변을 돌아보며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은 서로를 배려하며 희망을 키워주는데 있습니다.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이 구렁텅이를 메워주시기 위해 그 몸을 깨뜨리셨는데 우리는 그 구렁텅이를 더 깊이 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번호  분류  제목  조회
notice 공지사항 96474
1658 498
1657 148
1656 631
1655 676
1654 739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