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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약 마가복음 14:17-21/ 나는 아니지요 [마가]
  • 조회 수: 1083, 2013.03.22 21:39:52
  • 예수께서 잡하시기 전날 밤에 제자들과 함께 둘러앉아 식사를 하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가운데 한사람, 곧 나와 함께 먹고 있는 사람이 나를 넘겨 줄 것이다." 여기에 대해 제자들은 저마다 "나는 아니지요?"하고 물었습니다. 오늘 새벽에는 제자들이 주님께 묻는 이 질문의 의미를 묵상해 보겠습니다.

     

    1. "나는 아니지요?"라는 물음 안에는 '분명히 저놈일 것입니다'하는 고발이 숨겨져 있습니다. '나는 아니지만 분명히 저놈일 것입니다'라는 확신의 발로입니다. 이미 제자들 사이에도 모든 인간관계가 다 깨져 있었습니다. 저마다 뿔뿔이가 되었습니다. 처음 만나 그들이 동지적 사랑을 누리던 사랑과 정겨움이 깨져버렸습니다. 여기에는 그럴 이유가 다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 예고 후에 제자들은 누가 더 높으냐를 놓고 길거리에서 다투다가 예수에게 꾸중을 들었습니다. 그들의 형제적 관계는 금이 갔고 한번 떠난 마음은 돌이키기 어려웠습니다. 이들은 서로 상처를 받았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흠집을 찾아내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차례로 "나는 아니지요?"하고 묻는 물음 속에는 '분명히 저놈이지요!'하는 고발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보세요. 나 빼놓고는 다른 놈들은 다 그래요. 이런 의미가 이 물음 속에 들어있는 것입니다. 특별히 베드로는 한 수 더 뜨지 않습니까? “다른 사람은 다 버릴지라도 나는 그러지 않습니다.” 여기 다른 사람들은 다 주님을 팔 작자들입니다만 저는 아닙니다.... 이런 의미가 숨어있지 않겠어요?

     

    교회에서 가장 나쁜 죄는 항상 자기를 제외한 다른 사람은 나쁘다, 내가 최고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 이런 마음입니다. 이런 마음이 가득차면 형제애가 없어집니다. 한 운명의 공동체가 아닙니다. 은근히 나 아닌 다른 사람의 흠을 즐기게 됩니다. 시기심으로 가득 차 버립니다. 지금 예수님은 골고다의 길을 가셔야 하는데 지금 제자들의 분위기는 이랬습니다.

     

    2. 설령 당사자인 가룟 유다는 아닐지라도 "나는 아니지요?"라는 뜻 배후에는 이미 예수님을 향한 깊은 배반의 상처가 감추어져 있습니다. 어느 누구라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가룟 유다의 죄를 공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자신의 상태를 왜 예수님께 물어봅니까? 자신이 제일 잘 알지 않겠습니까? 무언가 마음에 켕기는 것이 있는 것입니다. 허를 찔린 것이지요. 사실은 내가 숨어서 돌을 던진 사람인데, 아니 어떻게 예수께서 아신단 말인가? "그들은 근심에 싸여 '나는 아니지요'?"하고 물었습니다. 이들의 물음의 배후에는 설마 '내가 한 말을 들으신 것은 아니겠지요'하는 당혹감이 감추어져 있습니다.

     

    십자가를 향한 예수님의 발걸음이 가까이 오면서 1차적으로는 가룟 유다가 배반을 했습니다. 그리고 2차적으로 제자들도 배반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를 모른다고 부인까지 하고 스승을 배반하였습니다. 결국 십자가 수난의 자리에 그들 모두는 없었습니다. 남달리 다혈질이고 과격하기에 유다가 먼저 행동에 나섰을 뿐이지 이러한 유다의 과격한 행동의 배후에는 집단적으로 예수를 따돌리는 제자들의 배반이 그립자처럼 숨어 있습니다.

     

    왜 제자들은 예수님의 최후의 자리에서 이런 비참한 모습을 보이게 되었습니까? 그들 중심에는 예수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육체로는 주님과 함께 있었으나 마음은 주님과 같이하지 못했습니다. 오늘날도 몸으로는 교회에 있으나 그 중심에 예수가 없으면 최후의 순간에 제자들처럼 되어버립니다.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은 다 틀려먹었다는 정죄, 또 남을 먼저 정죄함으로 자기를 보호하려는 마음.... 그러니 주님이 없는 무리의 중심에는 항상 정죄, 시기심, 다툼, 분쟁이 떠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주님이 우리에게 똑 같은 질문을 하신다면 우리는 이렇게 대답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혹시라도 주님을 팔까 두렵습니다. 주님 저를 붙들어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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