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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과 아비후가 다른 불을 드리다가 죽은 그 날에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아론이 백성의 죄를 위하여 드린 속죄제 염소를 먹지 않고 불살라 버린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대해서 모세가 노하였습니다. 천하 모든 사람들보다 온유했던 모세가 노한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 이유는 17절 "속죄제 희생은 지극히 거룩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거룩한 곳에서 제사장이 먹어야 하는 것입니다. 제사장이 먹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단순히 음식으로 먹으라는 말입니까? 아닙니다. 제사장이 먹어야 드리는 자의 죄를 담당하게 되고 또 죄를 속하게 됩니다. 제사장이 제육을 먹는 것은 죽은 짐승과 하나가 된다는 뜻입니다
그리하여 죄를 지고 죽은 짐승의 죄를 담당하게 됩니다. 그래서 "너희로 회중의 죄를 담당하여라"고 했습니다. 회중의 죄를 진다는 말입니다. 짐승의 고기를 먹음으로 제사장은 짐승과 하나가 되어 짐승이 대신 진 그 죄를 자기도 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담당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죄를 담당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큰일이지만 죄 담당자로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니까요. 그러나 속하게 하는 일을 제사장은 합니다. 제사장은 속죄권이 있기 때문입니다.(레 4:20,26,35) 그러면 어떻게 해서 제사장이 속죄를 하게 됩니까? 출 28:36-38에 보면 제사장 이마에 새겨진 "여호와께 성결"이라는 정금 패가 붙어 있어서 아론으로 하여금 이스라엘 자손이 드리는 성물의 죄건을 담당하게 한다고 했습니다.
즉 패 때문에 죄도 사죄가 되고 그래서 그 성물을 여호와께서 받으시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입혀 주신 거룩으로 죄를 거룩한 것으로 만드는 위치에 있는 자가 대제사장 아론의 위치입니다. 이런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물론 제육을 먹어야 하는 것입니다. 먹음으로써 죄를 담당하는 일과 거룩하게 하는 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제사장은 한 몸으로 죽음에 참여하여 죄를 담당하는 일과 속죄하여 거룩하게 하는 두 가지 기능을 하는 셈입니다. 이런 일을 제육을 먹으므로 해야 하는데 먹지 않고 불살라 버렸으니 모세가 화를 낸 것입니다.
그런데 아론의 입장에서는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습니다. 13절 "오늘 그들(죽은 두 아들들)이 그 속죄제와 번제를 드렸어도 이런 일이 내게 임하였거늘" 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속죄제와 번제를 드렸어도 하나님이 벌을 내리셨다는 말입니다. 즉 비록 직접 범죄 하지는 않았지만도 아론을(제사장들을) 허물 있는 자로 취급하셨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제육을 먹어서 백성을 위해 속죄하며 또 거룩하게 하는 일을 할 수가 있겠느냐는 뜻으로 말하는 것이 "오늘 내가 속죄 제육을 먹었다면 여호와께서 어찌 선히 여기셨으리요."라는 구절입니다. 허물 있는 자로 지적 받은 상태에서 중보자의 기능을 감당할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번제처럼 온전히 불살라 하나님께 바쳤던 것입니다. 이것을 이해한 모세가 아론의 행위를 좋게 여겼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속죄제는 무효가 되어 버렸다는 말입니까? 아닙니다. 아론도 허물 있는 위치에서 스스로 근신하면서 물러간 이상 이제 허물은 대신 죽은 짐승(염소)이 다 지게 되어 있습니다.
사실 따져 보면 인간 제사장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출애굽 할 때 제사장 없이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름으로 출애굽 했습니다. 홍해를 가르고 만나를 내리고 물을 내시며 인도하신 것은 제사장이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오직 어린양의 피, 유월절의 피의 효력이 계속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유월절의 피는 광야 40년 간 계속 효력을 발휘했음을 여호수아 5:10-12을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제사장을 왜 세웠습니까?
하나님이 애굽에서 장자를 죽일 때 사실은 이스라엘도 죽은 자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어린양의 피 때문에 살아난, 어린양의 생명을 가지고 사는 자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어린양의 소유물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어린양에게 바쳐진 온 이스라엘을 대신해서 하나님께 바쳐진 사람이 레위인이고, 레위인 중에서 또 바쳐진 사람이 제사장이라면, 제사장은 온 이스라엘의 제물입니다. 애굽과 함께 죽고 어린양의 생명 받아 살게 된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여기서 제사장을 세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제사장을 세운 것은 감투나 특권을 위해 세운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본래 애굽인과 같이 죄로 죽었던 사람이지만 어린양이 대신 죽음으로 다른 생명을 얻어 살게 된 민족임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제사를 드릴 때마다 이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짐승의 죽음에 동참시켰다가 또 짐승의 생명 곧 입혀 준 거룩 때문에 죄사함 받고 성결하게 된다는 것을 이스라엘이 잊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제사장의 성결과 영광이란 자기에게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어린양의 거룩을 가지고 입혀 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론이 허물 된 위치를 깨닫고 물러가도 속죄 제사는 효력이 있는 것입니다. 짐승의 죽음만으로도 충분히 효력이 있고 이스라엘 백성이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아론이 속죄제를 불사른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이렇게 볼 때 아론과 이스라엘 백성이 할 것이 무엇입니까? 대신 죽는 죽음만 알고, 그 때문에 살고 있다는 것만 잊지 않는 것입니다. 은혜 때문에 그들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아침에도, 저녁에도, 은혜만 아는 것.- 이것이 이스라엘의 유일한 일입니다. 그들이 할 일이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여기에 오늘 항도 교회를 위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항도 교회여, 너희가 할 것은 아무 것도 없느니라. 오로지 주님의 은혜만 알아라!" 바로 이것입니다. 이럴 때 아론처럼 "제사만으로 족합니다. 나는 죄스러워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고 고백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과연 아론이 제육 먹은 뜻을 아십니까? 은혜만으로 족합니까? "주 예수님만으로 족합니다."를 고백하십니까? 우리 자신을 생각해 볼 때 아론처럼 깨달아야 할 점은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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