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난의 의미(마27:33-46)
  • 2013.06.03 21:26:59
  •      고난주간이 되면 성 프란체스코 교단에서는 한 형제가 십자가를
         지고 이스라엘의 십자가의 길을 행진하고 실재로 십자가에 못 박
         힙니다. 그렇게 하여 예수님의 고난을 체험하고 자신의 죄를 속
         죄하려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지난해 여름, 청송감호소에서 
         10년과 7년의 형을 마친 두 형제가 예수를 영접하고 자신들의 죄
         를 속죄하는 뜻에서 400km 십자가 행진을 하였습니다. 20kg이 넘
         는 십자가를 지고 400km나 되는 이곳 고양시 삼송동에 있는 한
         선교회까지 보름에 걸쳐 걸어서 왔습니다. 그들은 불볕더위나 폭
         우속에서도 행진을 계속하였다고 합니다. 발이 부르터 발톱이 빠
         지고 양 사타구니가 헐어서 진물이 나는 속에서도 십자가 행진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들이 십자가를 지고 간거리로 따
         지면 예수님이 가신 거리보다도 멀었고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들이 십자가를 지고 400km를 걸어서 이곳 삼송동에서 못 박힌다
         고 하더라도 그것은 주님의 고난과는 다른 것입니다.
         
         프란체스코 교단의 형제나 청송감호소를 나온 두 형제는 모두 죄
         인 된 인간입니다. 그들은 모두 자신들의 죄를 깨닫고 사함 받고
         자 하는 마음에서 십자가를 진 것이니 사실상 고난이라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천년전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셨던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었습니다. 그것은 어떤 물리
         적인 거리나 십자가의 무게와는 대조 할 수 없는 고난입니다. 하
         나님의 아들이 십자가를 지셨다는 사실 자체가 고난입니다. 십자
         가는 당시 참혹한 사형도구였습니다. 십자가가 그렇게도 끔찍한
         것이었기 때문에 로마인들끼리는 십자가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금기였습니다. 예수님은 두 강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했습니다. 저들이 예수님의 머리 위에 쓴 죄패에는 '유대인의 왕'
         이라 하였지만 왕을 처형하듯이 하지 않았습니다.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달릴 때, 예수를 강도들 사이에 둠으
         로써 포악한 강도쯤으로 취급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는 강
         도 같은 몹쓸 인간들 사이에서 죽으셔야 했습니다. 예수께서 십
         자가에 못 박히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예수를 모욕하여 "네가 만
         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자기를 구원하고 십자가에서 내려오라"
         고 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의 영적 무지는 극에 달하였습니다. 주
         님은 자기를 구원하러 이 땅에 오신 것이 아니라 자기를 내어주
         러 오셨다는 것을 저들은 몰랐던 것입니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
         과 장로들도 "저가 남은 구원하였으되 자기는 구원할 수 없도다.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올 찌어다 그러면 우리가 믿겠노라"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자신을
         구원하지 않으셨습니다. 당신 구원에 대해서는 그들 말처럼 무능
         했습니다. 그렇게도 당신을 멸시하고 조롱하는 자들 앞에서 주님
         은 절대적으로 무능하였습니다. 오늘 분명히 아실 것은 십자가에
         서 그 절대적 무능이 저와 여러분들을 구원하였다는 사실입니다.
         
         
         만약에 그때, 주님이 조롱하는 이들 앞에서 능력을 행하여 십자
         가에서 내려오셨다면 그들은 예수를 믿었을지 몰라도 우리가 믿
         을 대상은 못되는 것입니다. 주님은 십자가에서 모든 멸시와 천
         대를 받으셨고 철저하게 버림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죄악과
         못난 자아도 십자가에서 함께 버림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완전하게 버림받고 다시 살아나야 할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예수
         님이 버림받았습니다. 예수를 조롱하던 자들은 십자가에서 내려
         오면 믿겠다고 하였지만 저와 여러분들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믿는 것입니다. 만약에 그때 주님이 십
         자가에서 내려오셨다면 우리는 망한 것입니다. 주님이 그 때 그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않으셨기에 저와 여러분들이 십자가에서 내
         려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고난이 뭡니까? 십자가에서 내려올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내려올 수 있는데 안 내려오는 것입니다. 
         주님은 십자가에서 안 내려오는 고난을 당하신 것입니다.
         
         내려 올 수 있는데 거기 있어야만 하는 것이 고난입니다. 하나님
         의 아들이 아들 됨을 포기하고 죄인으로 십자가에서 죽는 것이
         고난입니다. 45절에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자 온 땅이 어두
         워졌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어둠이 땅을 지배할 때 주님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고 외쳤습니다. 이는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하
         나님은 예수의 고난에 대해 침묵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것
         이라고는 당신의 아들이 십자가에서 고통 당할 때 땅을 어둡게
         한 것뿐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아들을 위해 어떤 행동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께서 요단강에 세례를 받으실 때와 변화
         산에 오르셨을 때,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
         라"는 말씀이 있었지만 골고다에서는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멸
         시하는 자들이 그렇게도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이라고 조롱하였지
         만 하나님은 끝내 예수의 아버지 됨에 대해 침묵하셨습니다.
         
         히브리말로 '엘리'라는 말은 '나의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여
         기서 우리가 생각할 것은 공생애 기간에 예수님은 하나님을 늘 '
         아버지'로 불렀지만 이때만은 '하나님'이라고 부르셨다는 것입니
         다. 예수께서 우리들의 죄를 대신 지고 십자가에서 죽을 때에 하
         나님은 예수에게 있어서 아버지가 되지 못하고 하나님 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과의 분리를
         봅니다. 이 분리가 고난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철저히 버림받
         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입니다. 그렇다고 예수께서 당신이 왜
         버림받는지 몰라서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하신 것
         은 아닙니다. 이 소리는 이유를 아는 자의 외침입니다. 예수께서
         이렇게 하나님께 버림받음으로 인하여 당신의 구속사업을 다 이
         루셨습니다. 요한복음 19:30에 "다 이루었다 하시고 돌아가셨다"
         라고 증거하고 있습니다. '다 이루었다'고 하는 말씀은 메시아로
         서의 사역을 다 이루었다는 것입니다. '다 이루었다'란 말은 헬
         라어로 '텔레스타이'입니다. 이 말은 승리자의 외침입니다. 자기
         의 과업을 완수한 사람은 '텔레스타이'라고 외칩니다. 우리를 위
         해 고난 당하고 죽는 것이 '다'였습니다. '텔레스타이'는 사흘
         후의 부활을 예고하는 승리의 외침이었습니다. 우리 함께 이번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와 성금요일 기도회를 통하여 고난의 의미
         를 깨닫고 부활주일에 그 승리의 외침을 확인합시다.

댓글 0 ...

분류  제목  등록일 
분류 없음 2013.06.03
분류 없음 2013.06.03
분류 없음 2013.06.03
분류 없음 2013.06.03
분류 없음 2013.06.03
분류 없음 2013.06.03
분류 없음 2013.06.03
분류 없음 2013.06.03
분류 없음 2013.06.03
분류 없음 2013.06.03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