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집사 직분을 갖고 있는 사람이 그랜드캐년(Grand Canyon)을 여행하다가 저녁 어스름한 때에 절벽 가까이에 다가갔다가 발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벼랑 아래로 떨어지는데 운이 좋게도 가까스로 작은 나뭇가지 하나를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거기 매달려서 겁에 질려 소리칩니다. "거기 위에 누구 없습니까? 누구 날좀 도와 주세요." 한동안을 불렀는데 아무런 기척이 없습니다.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렸습니다. 그는 절망감에 훌쩍 훌쩍 울면서 거의 포기한 듯 중얼거립니다. "제발 나좀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그러자 어떤 음성이 들려옵니다. "내가 여기 있다. 내가 너를 구해 주마. 너의 하나님이다." "주님이 거기 계시니 저는 이제 살았습니다. 저를 빨리 붙잡고 올려주세요." "너는 교회의 직분자니까 나를 잘 믿겠지?!" "주님, 제가 주님을 확실히 믿습니다. 저는 매주일 교회에 나갈 뿐만아니라 새벽기도도 가끔은 나가고요, 성경도 시간이 나는 대로 읽고 기도도 생각나는 대로 하고요, 변변치 못하지만 십일조 생활도 하고 있습니다. 주님이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런 질문은 나중에 하시고 우선 올려주시기나 하세요. 팔이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아요." "아니다. 이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네가 나를 믿느냐?" "그럼은요. 제가 틀림없이 주님을 믿습니다. 아이고 빨리 살려 주세요. 나 죽습니다." "그래? 네가 나를 믿는다면 이제 그 나뭇가지를 놓아라. 그리하면 네가 살리라." "그렇지만......주님.....나뭇가지를 놓으면......" "정말 네가 나를 믿는다면 나뭇가지에서 손을 떼거라." 한참 동안 그 집사님은 머뭇머뭇 무엇이라 말할 것같이 있다가 소리칩니다. "거기 위에 누구 다른 이 없소?" 평안시에는 믿음이 있는 것같이 보이던 사람이 믿음의 사람인가 아닌가는 곤경이나 위기 상황에서 잘 나타납니다. 그 사람이 믿음의 사람일 때는 어렵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절망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의 도우심과 보호하심에 전적으로 의지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은 믿지 않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절망하면서 자기의 생각과 판단 속에서 이해될 수 있는 사람의 방법만 헤아립니다. 그러다가 하나님의 도우심을 믿지 않고 물리쳐 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