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윗과 요나단이 헤어지는 장면을 우리가 보고 있습니다. 신분이나 살아 온 배경이나 성격, 이런 것들이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친구가 돼서 마음을 주고받다가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두 사람 다 무던히 애를 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다윗도 벌써 왕궁을 떠났어야 하는데 계속 참았던 것은 요나단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요나단도 자기 아버지에게 다윗의 그 순수함과 무고함에 대해서 재차 삼차 충언을 하지요. 그러나 악신에 사로잡힌 사울은 다윗을 죽이겠다는 일념 외에 다른 것은 없었습니다. 이것을 확실하게 안 두 사람은 더 이상 같이 왕궁에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헤어지기에 이릅니다.
두 사람이 헤어지는 것을 보면 아주 애틋합니다. 먼저 다윗이 요나단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세 번 절을 합니다. 이는 친구 사이지만 다윗이 요나단을 황태자로서의 예우해 주는 겁니다. 또한 어떤 감사함의 표현이 그 속에 들어있습니다. 아버지는 그렇게 나를 미워하는데 너는 나를 진심으로 친구로 대해서 감사하다.... 뭐 이런 뜻이 들어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헤어지지만 어떤 품위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사실 다윗이나 요나단은 다 품위가 있는 사람입니다. 증오, 시기심, 질투의 화신이 된 사울하고는 달라 보이지요. 사실 제일 많이 가지고 있고, 관용해야 할 사람이 시기와 질투심으로 이그러진 모습은 참으로 불쌍하기까지 합니다.
여러분.... 그리스도인들은 선을 지킬 줄 알아야 합니다. 이 선이라는 게 줄이 아니라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나를 아는 사람이죠. 화가 나더라도 , 말을 하더라도 그 이상은 더 나가서는 안 되겠다.... 이걸 말하죠. 다윗과 요나단은 절친한 친구사이이지만 다윗은 요나단을 대하는 데에 나름대로 지켜야 할 선을 그어놓고 있습니다. 이게 품위 아니겠습니까? 돈 많다고, 많이 배웠다고 품위가 나오는 것 절대로 아닙니다. 영혼을 사랑하고 상대방을 나보다 더 낫게 여기는 신앙의 덕목이 그리스도인들을 품위있게 하지요. 여러분... 사람들 사이에서 선을 잘 지켜 품위를 나타내는 그리스도인들이 됩시다.
두 번째로 다윗이 세 번 절을 하고는 둘이 서로 끌어안고 목 놓아 울었다고 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저는 신분을 뛰어넘는 감동의 우정을 느낍니다. 여러분.... 진정한 우정 앞에서 신분, 소유, 출신... 이런 게 무슨 방해가 되겠습니까? 오늘날 사람들 사이가 많이 단절되어 있습니다. 가난한 자는 가진 자를 질투하고, 가진 자는 가난한 자를 무시하고.... 힘, 지식, 권력의 유무에서 다 이런 아픔들이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세상의 이런 아픔들을 뛰어넘으라고 교회를 세우셨는데 우리는 교회에 다니면서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시시한 것들을 가지고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마치 고슴도치처럼 살아갑니다. 고슴도치들이 그렇다고 그래요. 겨울이 되면 서로 붙어 있어야 체온도 나누면서 추위를 이기는데 붙어있자니 가시로 서로를 찌르고, 떨어져 있자니 추위에 못 견디고.... 그래서 토끼나 다른 야생 동물들 보다 고슴도치는 겨울에 얼어 죽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가 마치 고슴도치 같은 신세가 되어가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이 조기축구회나 베트민튼 클럽, 테니스 클럽에 가면 정말 마음이 가볍답니다. 거기는 단지 운동 때문에 모였기 때문에 정말 나이나 신분... 이런 것을 가늠할 수가 없어요. 어떤 분하고 운동을 했는데 서로 친해 알고 보니 부산공동어시장 사장님이더라고요. 제가 깜짝 놀라... 아니구 이런 데서 사장님을 만나지 제가 밖에서 사장님 같은 분을 만나기나 하겠습니까..? 이러면 그 사람도 그래요. 저도 목사님 목자도 몰랐는데 이렇게 운동하다 보니까 여러 목사님을 알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러면서 서로 웃어요. 거기에는 가식도 없어요. 스트레스도 없어요. 그냥 땀 뻘뻘 흘리면서 운동 하고, 상대방이 실수하면 깔깔 웃고.... 그래서 다 그래요. 여기처럼 내 인생에 좋은 데가 없다.... 여러분... 이게 운동장이 아니라 교회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우리 항도교회가 이런 교회가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