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씀이 육신이 되심 (요:1-14-18)
  • 조회 수: 590, 2012.12.22 12:35:48
  •    한 때 서구와 우리나라에서 청소년들을 비롯해 어른들에게 까지 널리 읽혀졌던 철학소설 '소피의 세계'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은 노르웨이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쳤던 요슈타인 가아더가 청소년들에게 생에 대해 철학적 질문을 갖게하고 거기에 대해 해답을 주기위해 쓰여진 철학사에 관한 소설입니다. 그 책의 주인공 소피 아문젠은 열 네 살난 소녀입니다. 어느날 소피에게 작은 편지 한 통이 날아듭니다. 편지 봉투엔 클레버 바이엔 3번지, 소피 아 문젠양이라고 만 적혀있고 보낸 사람의 이름은 없습니다. 소피는 편지 봉투를 뜯어보았습니다. 그 안에 쪽지가 들어있고, 다음과 같은 말이 씌어있었습니다.

     

     '너는 누구니?' 다른 말은 없습니다. 인사말로 보낸 사람의 이름도 없이 손수 정성스럽게 쓴 이 글 만이 그 뒤에 물음표를 달고 있었습니다. 소피는 다시 한 번 겉봉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아무리 뜯어봐도 틀림없이 자기에게 온 편지인데 보낸 사람의 이름은 적혀있지 않았습니다. 지은이 요슈타인 가아더는 소피에게 '너는 누구니?'라는 물음을 시작으로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세계는 어디에서 생겼는가? 우주에는 신이 존재하는가? 세계는 스스로 존립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의식이란 무엇인가? 세계는 내가 감각을 통해 보는것과 똑같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올바른 삶이란 무엇인가? 죽음 뒤에도 삶이 존재하는가?...등 중요한 '삶과 존재'에 관한 질문에 해답을 제시해 줍니다.

     

      책의 주인공 소피는 가상적인 인물입니다. 그러나 주인공 소피와의 만남은 잊혀졌던 삶의 본질적인 문제들을 떠 올리게 하고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추구해가게 합니다. 지은이 요슈타인 가아더는 소피를 '삶과 존재'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깨달아 가는 학생으로 한편 독자들을 깨달음의 세계로 안내해 가는 안내자로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은 다른 복음서와는 다르게 말씀에 대한 찬가로 시작됩니다. 그 찬가의 내용은 매우 아름답습니다. 사도 요한은 이 말씀을 하나님의 뜻과 감추어진 지혜를 깨닫게 하는 한 인격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 인격은 가상적이 아닌 실제적인 인물입니다. 이 인격과 만남을 가질 때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철학적이 아닌 신앙적인 해답을 얻게 됩니다. 요한복음에 기록된 말씀은 헬라어로 '로고스'인데 여기에는 이성,법칙, 생각의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 말은 헬라 철학에서 널리 사용된 개념입니다. 특별히 헬라의 스토아 철학에서는 이것을 우주에 적용하여 우주를 다스리는 신의 이성, 또는 만물의 이성적 원리를 '로고스'라고 불렀습니다.

     

     한편 옛날 히브리 사람들은 로고스를 종교적인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히브리 사람들에게 로고스는 창조의 대행자, 하나님의 메시지의 근원, 하나님의 법칙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과 비밀을 알게하는 지혜로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옛날 히브리의 지혜자들은 재물보다 지혜를 더 깊이 사모하고 얻기를 힘쓰라고 했습니다. 히브리의 지혜자는 이 지혜를 의인화시켜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는 사람, 어리석은 사람을 초청하는 초청자로 등장시키기도 했습니다. 잠언에는 이 지혜는 태초에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할 때부터 하나님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께서 하늘을 제자리에 두시며, 깊은 바다 둘레에 경계선을 그을실 때에도, 내가 거기에 있었다. 주께서 구름 떠도는 궁창을저 위 높이 달아매시고, 깊은 샘물을 솟구치게 하셨을 때에 바다의 경계를 정하시고 물이 그 분의 명을 거스리지 못하게 하시고, 땅의 기초를 세우셨을 때에 나는 그 분 곁에서 창조의 명공이 되어, 날마다 그 분을 즐겁게 하여 드리고, 나 또한 그 분 앞에서 늘 기뻐하였다”(잠8:27-30)

     

      여기서 '나'는 지혜를 가리킵니다. 이 지혜는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있었고 하나님과 함께 창조 사역에 참여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혜는 감추어진 우주와 생의 비밀을 깨달아 알게 합니다. 이 지혜는 곧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지혜의 말씀'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지혜의 말씀은 창조의 말씀, 치유의 말씀, 깨달음을 주는 말씀, 우리를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말씀입니다.

     

      사도요한은 이 '말씀이 육신(인격)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요한은 이 말씀, 즉 로고스는 영원 전부터 계셨고, 모든 만물이 그로인해 생겨났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이 인격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요한이 말하고 있는 말씀은 예수님을 의미합니다. 요한이 예수님을 말씀이라고 부른 것은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과 감추인 지혜를 알게 해 주시는 분이라는 의미에서 입니다.

     

      말씀이 인격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은혜의 말씀'입니다. 은혜는 당연히 받아야할 대가를 받는 것이 은혜가 아닙니다. 은혜는 사랑, 용서, 자비, 긍휼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베풀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누구나 그리스도를 통해 먼저 알게 되는 것은 마땅히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사랑하시고, 용서하시고, 받아주신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죄를 많이 지은 사람도 그리스도를 통해 용서되고 새로운 삶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 다음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입니다. 누구든지 참 진리를 알고자 하는 사람은 그리스도를 통해서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깨닫게 되는 진리는 참 인간됨의 길은 하나님과 화해하며 그에게 순종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에 대해 말씀하시지 않고 그 자신이 하나님이 어떤분이신 가를 보여 주셨습니다.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이 하나님과 교제를 가능케 하시고,  자유케하실 뿐만 아니라 자유케하는 영을 주십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그의 삶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셨을 뿐만아니라 그의 제자들도 그 하나님의 영광에 참여케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오셔서 '삶과 존재'에 관한 모든 문제에 대하여 대답을 주셨습니다. 말씀이 인격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 역사에 오셔서 사람들 가운데 거하시며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 보이셨습니다. 예수님은 오시기 전 이스라엘 백성은 그들의 역사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군했습니다. 특별히 그들이 출애굽 할 때 그들보다 앞서 가시면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활동 가운데서 하나님의 영광을 보았습니다.   그러한 하나님의 영광을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더욱더 분명히 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께서 사람들 가운데 거하실 때 더욱더 뚜렷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그러한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났습니다.

     

     성탄은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되신 사건입니다. 말씀과 하나님, 하나님과 말씀은 불가분의 관계며 매우 말접한 관계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과 매우 밀접한 관계 가운데 계셨던 분이십니다. 하나님과 동등하신 분이십니다. 바로 그 분이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이 세상에 오신 그 분에게서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됩니다. 살아계신 하나님, 창조주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을 보게됩니다. 이 말씀이 인격이 되신 내용을 기록한 책이 성서입니다. 성서는 말씀이 인격이 되어 오신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내용을 기록한 책입니다.  우리는 성서를 읽을 때 거기서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이 말씀이 이 세상에 오실 때 인간의 본질적 차원인 역사, 생물학, 종교, 문화, 차원에 모두 참여하셨습니다. 성서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셨을 그 시대의 역사, 종교, 문화로 가득차 있고, 예수 자신이 유대인이 되셨습니다. 그래서 성서를 읽거나 연구할 때에는 문자에 집착하거나 오늘의 우리의 관점에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유럽 여행을 하다보면 제일 많이 접하는 것이 성당과 예배당입니다. 고풍한 성당 유리창은 모두 스테인 글라스입니다. 성당안의 스테인 글라스에 그려져 있는 그림은 햇빛이 비취지 않는 날에는 그림의 윤곽이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랜기간 동안 먼지, 거미줄, 같은 것들로 가리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햇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올 때 스테인 글라스에 그려져 있는 그림은 매우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성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서에는 그 시대 종교, 정치, 문화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그 속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들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진리의 영이신 성령께서 우리에게 깨닫는 빛을 주실 때 그 가운데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됩니다. 그 말씀은 곧 예수 그리스도요, 예수 그리스도는 곧 하나님 이십니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에 하나님은 말씀으로 우리 가운데 거하시고 우리를 만나주십니다.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우리를 만나시는 곳이 우리의 체험입니다. 체험은 하나님을 만나는 곳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매우 다양한 체험을 하며 살아갑니다.

     

     슬픔, 비애, 고통, 좌절, 아픔, 기쁨, 희망, 미움등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체험은 하나님 체험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체험을 통해서 우리를 만나주십니다. 우리의 체험에서 만나는 하나님은 우리 생애에 지워질 수 없는 아름다운 흔적으로 남아 있게 됩니다. 체험 가운데서 만나는 하나님은 논리적으로 이해하는 하나님 보다는 우리에게 깊고, 역동적인 변화를 가져다 줍니다. 그 체험에서 만나는 하나님은 우리의 생에서 지워질 수 없는 아름답고 영원한 고향으로 남아있게 됩니다. 체험에서 만나는 하나님은 우리의 생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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