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회하는 신앙(롬13:11-14) [사순절 시리즈]
  • 2013.06.10 11:47:57
  •  사순절 둘째주일입니다. 오늘은 참회에 대한 말씀을 여러분들에게 드리면서 함께 은혜를 나누려고 합니다. 이 절기에는 모든 크리스챤들이 회개와 절제와 경건의 자세를 가지고 지내야 합니다.  사순절 첫째주일인 지난 12일 오전에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는 1만여명의 성도들이 모인 가운데서 카톨릭 역사를 새로 써야 할 의미깊은 미사가 드려졌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용서의 날' 강론을 통해 카톨릭이 지난 2000년 동안 저질렀던 7개항의 죄의 고백과 참회를 했습니다. 그것은 일반적인 죄의 고백, 진리를 추구하는 명목으로 저지른 죄의 고백, 기독교의 단결을 해친 죄의 참회, 유대인을 박해한 죄의 참회, 사랑·평화·인권·타문화와 종교를 업신여긴 죄에 대한 참회, 여성의 존엄성과 인류의 단결을 해친 죄에 대한 참회, 인간의 기본인권과 관련된 죄에 대한 참회였습니다.
      79세의 교황이 과거를 청산하고 새 천년을 맞이하기 위해 떨리는 음성으로 고백문을 읽어나갔는데 "교회의 체면을 손상시켜 온 이런 행동과 악이 저질러지는 데에 우리 각자가 맡았던 역할에 대해 우리는 솔직하게 용서를 구한다"는 말과 "우리는 수세기에 걸쳐 우리에게 박해를 가한 사람들을 용서할 준비도 되어 있다"고 하는 말이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러한 교황의 참회는 카톨릭 교회의 테두리를 넘어 인류사회의 모든 맹신의 현장으로 확산되어야 하겠습니다. 다행히 한국교회에서도 그동안 여러 모습들로 참회와 개혁의 움직임이 있어 왔습니다. 한국의 교회와 크리스챤들은 그동안 너무 많은 분열을 했습니다. 열심은 많은 것 같은데 사이비나 이단시비가 끊이지 않습니다. 외형적인 성장에 치중하고 물질 만능주의에 물들었습니다. 극심한 개교회주의에 빠져서 자신이나 자기 교회만을 생각해 왔습니다. 기복신앙과 내세중심의 신앙을 강조하다보니 이웃을 섬기는 일이나 사회정의실현에는 소홀히 하였습니다. 이러한 모든 잘못들을 겸허한 자세로 참회하여야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나 교회적으로 진정한 참회가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1. 어거스틴의 고백록

      참회에 대한 것을 생각하면서 어거스틴의 유명한 고백록을 기억하게 됩니다. 이 책은 죤 번연의 "천로역정", 토마스 아 캠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 죤 밀턴의 "실락원"과 함께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혀지고 있는 기독교의 고전입니다. 이러한 책들을 읽으면 우리들이 많은 감명을 받게 되고 신앙생활의 새로운 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게 됩니다.
      어거스틴은 354년 북 아프리카 다가스테에서 출생하였습니다. 그의 아버지(파트리 키수스)는 이교도였고 어머니(모니카)는 경건한 크리스챤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어머니와 두 동생과 함께 가난한 생활을 하였고 고향에서 초등교육을 마쳤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머리가 좋았습니다. 그러나 가난하기 때문에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없게 되자 동네 유지들이 돈을 모아 유명한 카르타고 대학에 가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어머니의 기도와 동네 사람들의 기대에 어긋나게 방탕한 생활을 하였습니다. 종교적으로는 이교인 마니교에 심취했습니다. 어머니가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그는 한 때 카르타고에서 가르치기도 했고, 나중에 이태리 밀라노대학에서 교수 생활도 하였습니다. 암부로스 감독을 만나 큰 감화를 받았고 경제적인 안정도 이루어 갔습니다. 그러나 그는 점점 폐인이 되어갔으며, 항상 술에 취해 있었고, 정욕의 노예가 되어있었습니다.
      제8권 어거스틴의 회심을 보면 그가 정원에서 심각한 내적인 싸움을 하고 있을 때 "들고 읽어라, 들고 읽어라"(Tolle lege, Tolle lege)는 어린아이의 노랫소리륻 듣고 성서를 펴서 첫 눈에 들어 온 곳을 읽으라 하시는 하나님의 명령으로 받아 들였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폈을 때 로마서 13장 13-14절이 나왔습니다.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과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는 말씀을 읽은 후 그는 회심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그의 나이 32세였습니다. 그는 지금까지의 방탕한 생활을 청산하고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돌아왔습니다. 37세 되던 해인 391년 사제가 되어 76세에 세상을 떠나기까지(430년 8월 28일) 40여년 동안 고향 아프리카 희포시 교구의 주교로서 교회를 봉사하고 기독교 사상을 정착시키는 등 초대교회의 대들보 역할을 잘 감당하였습니다.

    2. 세 가지 감동적인 고백

      어거스틴의 고백록에서 우리들은 찬양의 고백, 죄의 고백, 신앙의 고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새문안교회를 섬기다가 몇 년 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김동익 목사님은 이 책을 읽고 감명깊은 세 가지를 말씀해 주었습니다. 
      첫째로, 철저한 죄의 고백이 있습니다. 제1권 어린시절부터 읽어나가면 그가 단순히 자기의 잘못이나 허물이나 죄에 대하여 뉘우치는 정도에 그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회개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뉘우치는 마음을 갖습니다. 그러나 뉘우치는 것은 회개가 아닙니다. 그것만을 가지고는 용서받지 못합니다. 하나님과 당사자 앞에 사실대로 고백해야 용서를 받게 됩니다.
      그는 유아기의 죄를 고백하면서 어머니가 다른 아이를 위해 젖을 먹이는 것을 보고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하고 질투했다고 하였습니다. 소년시절에 남의 집 과수원에 들어가서 배를 훔쳐왔던 일을 고백하면서 이런 탐욕을 부린 것에 대해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는 젊었을 때 동거하며 아들을 낳아 준 여인을 버리고 다른 여자와 약혼을 했습니다. 약혼을 한 다음에도 결혼까지는 2년의 기간이 있어 그동안에 또 다른 여인과 사귀며 동거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는 이러한 방종의 생활과 잘못들을 조금도 숨김없이 하나님 앞에 고백하였습니다. 
      둘째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찬양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 앞에서 죄를 고백하여 용서를 받은 것을 체험하였으면서도 종종 심한 갈등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깊은 고뇌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가지고 말씀에 따라 살려고 하지만 때로는 육신의 정욕이 자기를 죄에 빠지도록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러한 갈등 속에서 깊은 고뇌를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람의 의지가 얼마나 약한가? 사람의 결단이 얼마나 무력한가를 깨달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연약하고 무력한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내려 주신 은혜가 얼마나 큰가를 깨닫고 감사와 찬양을 드리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그 뜻대로 살려고 하는 의지를 가지면 가질수록 죄악으로 이끌려 가고자 하는 의지도 생겨나서 고민하는 그에게 하나님을 따라 살도록 하는 생명의 의지를 더 크게 주셔서 죄악을 이길 수 있었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바울도 이러한 신앙의 체험이 있었기에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라"(고전15:10)고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한 싸움을 싸우며 끝까지 믿음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셋째로, 어머니 모니카의 기도와 사랑을 발견하게 됩니다. 모니카는 그의 사랑하는 아들 어거스틴의 회개를 위해 15년 간을 기도하였습니다. 그녀는 아들이 30이 넘어서도 방탕의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에 그대로 있을 수가 없어서 이태리로 갔습니다. 밀라노에 도착하였을 때 아들은 계속 타락의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슬퍼하는 어머니의 마음에 울려오는 하나님의 말씀은 마태복음 7장 7절의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씀에 따라 낙심하지 않고 계속 기도하였습니다.
      그의 고백을 보면 "어머니는 나의 변화를 위해 주님께 울며 기도했습니다. 어머니는 계속 밤을 지새우고 눈물의 기도를 드리며 나를 덮고 있는 흑암의 세력이 걷히도록 간구하였습니다. 이 기도의 응답이 바로 나의 회심이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어머니의 기도로 회심한 어거스틴은 자신의 죄를 고백하면서 성직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사랑과 눈물의 기도가 없었더라면 어거스틴의 회심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3. 어두움의 일들을 벗고

      오늘 우리들에게 주신 본문을 보면 먼저 11절에서 "이 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다"고 말씀해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들이 자다가 깰 때입니다. 베드로는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5:8)라고 하셨습니다. 사도 바울도 에베소서 5장 14절에서 "잠자는 자여 깨어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어나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들은 잠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그러면서 12절에서는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벗어야 할 어두움의 일들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무절제와 방종입니다. 13절에는 이것을 세 가지로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첫째는 육신의 죄로 방탕과 술취함입니다. 둘째는 성욕의 죄로 음란과 호색입니다. 셋째는 감정적인 죄로서 쟁투와 시기입니다. 이러한 어두움의 일들을 벗어버리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14)고 하였습니다.
      어거스틴은 그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읽은 순간 완전히 변화되었습니다. 이대로 살아서는 안되겠다고 깨달았습니다. 어두움의 일을 벗어버리고 그는 새 사람이 되어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기로 결단하였습니다. 이것은 놀라운 변화였습니다. 진정한 참회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참회의 역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 교회를 비롯한 한국의 모든 교회들과 크리스챤들에게도 진정한 참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대로는 안됩니다. 특히 사순절 절기를 지키면서 하나님께 눈물로 통회하며 새로워지는 참회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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