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 (골로새서 1장 24절) [사순절 시리즈]
  • 2013.09.04 07:33:56
  •   지난 수요일(2월 22일)부터 4월 7일까지 금년의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순절에 대한 저의 첫 기억은 저와 제 가족이 뉴질랜드에 살 때였습니다. 공부를 좀 한다고 뉴질랜드에 산 적이 있었는데 처음 뉴질랜드에 도착했던 때가 1994년 3월 초였습니다. 이 시기에 현지인들과 한인 교회에서는 사순절 절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때 까지만 해도 사순절 절기는 저에게 익숙지 않은 절기였습니다. 물론 사순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그 때 저의 생각은 우리 개신교도 사순절을 지키나.... 하는 그런 의아심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모태신앙이라 어릴 대부터 교회에 다녔지만 사순절이란 말은 듣지 않고 그저 고난 주간과 부활절이 다가오면 왜 예수님이 죽으셨는가..... 이런 설교들만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이 때 뉴질랜드 교회들은 사순절 절기를 지키고 있었고, 제가 다니던 한인교회는 ‘7주 동안 없이 지내기 운동’이란 것을 했었습니다. 과자 안 사먹기, 외식 안하기, tv 안보기, 오락 안 하기, 화 안내기.... 뭐 이런 운동을 하면서 일종의 절제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순절 분위기가 저에게는 참 신선해 보이고 우리는 왜 이런 의미 있는 절기를 지키지 않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잊어버렸는데 그 다음에는 제가 섬기던 울산의 교회에서 이 사순절을 적극적으로 지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아- 우리 한국 교회들 가운데서도 사순절 절기를 지키는 교회들이 있었구나 하는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순절 절기의 근원은 ad 325년의 니케아 종교회의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회의에서는 로마 교회가 부활절을 준비하면서 부활절을 기점으로 주일을 뺀 40일을 거슬러 올라가서 사순절 절기를 시작해야 하며 이 기간에는 도살하는 육류, 술, 오락.... 등 육체가 좋아하는 것들을 금하며 금식, 기도, 말씀에 전념하도록 정하였습니다. 초기에는 사순절 절기 동안에는 저녁 식사 한 끼만 하도록 했는데 많이 완화되어 자유롭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순절이라는 말은 40일 간의 절기를 뜻하는 말인데 왜 하필 40일이냐 라는 질문도 있을 법 합니다. 40일은 성경에 있어서 훈련의 의미로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40년 동안 광야에서 훈련을 받았고, 예수님도 40일 동안 광야에 나가서 금식하시면서 훈련을 받으셨습니다. 예수님이 부활 후 40일 동안 이 땅에 있었던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께 율법을 받으러 시내산에 오르면서 40일 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우에서 보듯이 40일은 훈련의 의미가 강합니다. 그래서 과거에 교회에서 날짜를 정할 때에는 40일을 정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40일 특별새벽기도, 40일 금식기도, 40일 여리고 대행진.... 이런 경우들이 다 이러한 40일의 의미에서 유래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순절도 성경에서 본 따 40일 동안 부활절을 준비하면서 경건의 훈련을 하자는 것입니다.    

      특별히 케톨릭 국가에서는 사순절 절기 이전에 육체적 향락을 위한 축제들을 많이 지키는데 대표적인 나라가 브라질이지요. 브라질의 삼바 축제는 열정적인 삼바와 화려한 가장행렬, 그리고 과다노출과 광란에 가까운 무질서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우리말로 사육제라고 번역하고 있는 이 카니발은, 라틴어로 ‘카르네 발레’ 라는 말에서 왔는데 ‘카르네’ 는 고기라는 말이고 ‘발레’라는 말은 ‘안녕’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카니발’은 “고기여 안녕!” 이런 뜻입니다. 사순절이 시작되면 40일 동안 고기를 먹지 못하기 때문에 미리 고기를 많이 먹어두자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한 마디로 카니발은 사순절을 준비하기 위해 시작된 축제인 셈입니다. 이처럼 사순절은 초기나 중세의 기독교 역사에 있어서는 엄청 중요한 절기였던 셈입니다. 

       이 사순절의 의미는 이제 분명해졌습니다. 이 사순절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골로새서 1장 24절에 사도 바울이 말씀하신 바대로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 된 교회와 그의 나라를 위하여 우리 육체에 채우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고난을 우리 육체에 채운다는 것은 우리를 위한 그리스도의 고난이 불충분했다는 뜻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것 보다는 주님이 이미 우리를 위해 고난을 받으심으로 우리의 구원을 이루셨는데 빌립보서 1장 7절에 “그리스도께서 이미 착한 일을 시작하셨고 끝까지 마치실 줄 확신한다”고 하는 믿음으로 우리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고난에 우리가 동참한다는 의미가 강한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한 알의 썩어지는 밀알이 되셔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된 것은 아닙니다. 이어서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누구든지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원토록 그 생명을 보존하리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님이 말씀하시는 생명은 오감, 혹은 육감에 의해 지배당하는 우리 육체를 따라 그대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세상적이고, 본능적이고, 쾌락 중심의 육체를 경건훈련을 통해서 다스리고 통제해야만 우리가 제대로 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건훈련이 우리의 생애 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무엇보다도 이런 경건의 훈련을 사순절에는 더욱 더 강화하자는 의미가 사순절을 지키는 큰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순절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우리 육체에 채워 우리를 위한 그리스도의 고난이 헛되지 않도록 경건의 훈련에 정진하자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과거에 비해서 모든 삶이 윤택해졌습니다.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하고 싶은 것 다 하는 편이죠, 과거에 비해서.... 생활패턴도 참 편리하게 변했습니다. 인스탄트 식품도 넘쳐나고, 인스탄트 식품이 아니라도 마트에 가면 사서 그대로 냄비에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가공식품들로 가득 차고 넘칩니다. 먹는 것뿐만이 아니라 기구들도 참으로 편리합니다. 모든 것이 사람이 노력하고 생각하는 것 대신에 기계와 컴퓨터가 알아서 착착 해 주기 때문에 참 편합니다. 그래서 기계의존도가 굉장히 커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활패턴은 사람들에게 조급증을 안겨 주고 무엇이든지 빨리 안 되고, 자기 마음대로 안 되면 마음에 화가 퍼지게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점차 기계적이 되어갑니다. 너무 지나치게 컴퓨터에 일을 의존하다 보니 거의 모든 시간들을 사무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 일쑤입니다. 요즘은 전쟁을 치르는 것도 전쟁지역에 나가지 않고 사무실에서 무인기를 조종하여 폭격하고 그런다고 하네요. 옛날에는 군인들이 전쟁에 참여하면서 전쟁의 잔혹함에 치를 떨면서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아야 하겠다.... 이런 생각이 절로 드는데 요즘은 그냥 컴퓨터 게임 하듯이 멀리 떨어진 조용한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작동하여 전쟁을 하니 인명살상, 건물 폭격의 잔학상.... 이런 전쟁의 참상을 어찌 느끼겠습니까? 이러니 인성과 영성이 메말라 갑니다. 요즘 자녀들 가진 부모들이 학교폭력을 많이 우려하며 관계기관들이 잘 방지해주기를 원하지만 오늘날 학교폭력은 행정, 정치와 교육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우리의 생활패턴이 이런 괴물 같은 아이들을 양산해 내고 있고, 앞으로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이들뿐입니까? 괴물 같은 성인, 괴물 같은 엄마 아빠들을 만들어냅니다. 이 모든 근본에는 지금의 문화와 생활패턴이 있습니다. 오늘날 이 문화들을 사탄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편리한 생활, IT문화가 나쁜 것이 아니라 이런 문화들을 준비 없이 끌어들인 우리에게 잘못이 큽니다. 저는 이런 의견을 끊임없이 교회가 사회를 향하여 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 편리한 세상 문화에 맞서 우리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회는 끊임없이 인성과 영성을 채우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러니 이런 사순절 절기를 교회와 가정에서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사순절을 지키면서 111운동이라 하여 하루 한 끼 금식하고 헌금하기, 신약 1독, 그리고 하루 1시간 기도하기.... 이런 경건의 훈련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건훈련 외에도 각 부서별로, 또 가정 별로 사순절에 뭔가 특별한 움직임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가정별로는 사순절 가정예배 드리기, 새벽기도회 참석하기, 극기를 위해 가족별로 산행을 하며 가족애를 다지기, 예수님께서 고난의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성전청결을 하신 것처럼 교회 청소하기... 등을 할 수도 있고, 교육부서에서는 문화절제운동을 펼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저녁 8시 이후는 핸드폰, 스마트폰 손에서 놓기, 인터넷 안하기, 그리고 날짜를 정해서 규칙적으로 함께 모여 성경통독하기... 이런 활동을 하면서 사순절을 보내면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우리 모두 이 사순절 절기를 경건의 훈련에 적극 사용해서 우리의 신앙이 이번 부활주일에는 성숙하고 배가가 되는 축복을 경험하시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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