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천년을 열어갈 아기예수(눅 2:8-14)
  • 조회 수: 222, 2013.08.23 21:51:12
  • 7,8,9....번갈아 숫자가 엇갈려 가다가 갑자기 모든 칸에 0, 0, 0 이 될 때 뭔가 가슴에 한가닥 정리되는 느낌을 갖듯이 한 많았던 천년대, 천 구백년대의 모든 감상이 000으로 정리되는 해 2000년이 눈앞에 있습니다. 숫자의 이력만큼이나 모든 것이 새로와 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요란하게 2000년을 맞이하려는 우리들의 염원일 것입니다.

    그런데 새천년을 빌미로 장사하려는 장사꾼들의 요란한 구호를 빼고나면 정작 새로와 지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 새롭게 된 것이있나? 천구백년대는 특히 일제, 독재, 전쟁, 유신, 광주....미쳐서 널 뛰는 역사의 여정이었습니다. 무수한 눈물과 한(恨)덩어리를 남기고 천년대 의 마지막 날들은 지나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성으로는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역사의 흔적들... 그런데 이런 아픈 상처들을 단지 지나간 흔적이라고만 할 수 없는 것이 또한 우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이 사라져야할 망령들은 여전히 우리 주변에 현존하는 힘으로 널려져 있습니다.

    일제의 잔재 청산 청산하고 외치지만 청산은 커녕 역시 우리사회 모든 힘의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고, 외국으로 쫓겨갔던 독재자 이승만은 지금 다시 지나간 '국부'의 자리를 찬탈하려하고 있습니다. 무덤에 들어갔던 박정희의 망령이 다시 나와 영웅으로 활보하고, 그의 목소리가 광고의 주인이 되고, 나라의 국고를 덜어 기념관을 만든다고 법석입니다. 청산은 커녕 기념관을 만들어 영원히 기린다는 것입니다. 자칭 타칭 유신본당들은 여전히 당당한 위세로 천하를 호령합니다. 사형구형을 받았던 광주의 주범은 지역을 볼모로 정치재개를 꿈꾸고 있습니다. 국민의 정부를 이끄는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에게 한마디도 묻지 않고 전두환을 사면하였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한다. 한 지식인(문부식)은 "그 숱한 피해자들의 고통과 피눈물과 분노를 모두 자신이 대신 할 수 있다고 믿는 가당찮은 오만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당연히 사라져야 할 것들이 우리 앞에 혼재해 있습니다. 새천년은 다가오지만 우리 역사의 짐덩어리들은 그대로 수레 수레 싣고 이 천년으로 넘어갑니다. 모든 숫자의 혼란을 뒤엎고 0, 0, 0으로 정리되는 것을 바랐지만...

    정리 할 것들이 정리되지 않는 역사... 그러나 우리가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이 모든 것이 여전히 혼재하고 숨죽이다가 다시 살아나고 다시 살아나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입니까? 모든 시대의 썩은 망령들과 함께 '새천년'을 맞이하게 되는 것을 어찌 보겠습니까? 어떤 개인의 탓으로 손가락질하고 넘어갈 일도 아니요, 시대의 한을 탓하거나 더구나 민족성을 거들먹거리며 한숨 쉴 일은 더더욱 아닙니다.

    이것은 남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 우리 안에 있는 거짓 영들의 문제 아닐까요? 우리들 안에 진리에 철저하지 못하고 용기 있게 나서야 할 때 용기 있게 나서지 못한 우유부단, 불의 앞에 타협하는 비겁함, 부와 명예 앞에 방향을 굽히는 나약함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새것을 맞기를 거부하고 그냥 좋은 게 좋다며 또 그렇고 그런 한해를 맞이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까?

    새천년을 맞기 전에 우리부터 새로워져야 합니다. 우리는 진정 진리만을 사모하는가? 하나님 말씀에 우리 자신을 송두리째 던지고 나설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내면을 새롭게 하고 새인간이 되어야 새역사가 열리고 진정한 새천년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성탄절에 예수그리스도의 오심은 역사적 사건으로 우리 앞에 다가옵니다. 그 사건의 뒷면에 그에 대한 모든 이론과 감정과 해석이 뒤 따릅니다. 우리들의 모든 주관과 감정을 강제하는 큰 사건이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자기파괴의 사건입니다. 하늘보좌를 버리고 말구유로, 하나님의 신성을 버리고 아기예수로 오신 그 역사의 결단-그것이 모든 것에 앞서는 '사건'입니다. 이 예수 그리스도의 위대한 사건 안에 우리의 몸을 담굽시다. 바로 이 아기의 사건이 오늘 우리의 사건이 될 때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오신 아기와 더불어 우리들이 다시 태어날 때, 중생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모든 것이 새로워 지는 역사,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되는 역사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성탄에 아기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우리의 인격을 새롭게 하십시오. 우리의 행동을 새롭게 하십시오.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하십시오. 그리고 우리의 마음 밭을 새롭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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