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육신의 의미(눅 1:26-38)
  • 조회 수: 820, 2013.12.21 16:51:53
  • 이번 주간은 성탄절 주간입니다. 수요일이 성탄절이다 보니 화요일 밤은 성탄전야 축하예배, 수요일 낮에는 성탄절 기념예배를 드리고 거기다가 밤에 수요기도회로 모이고... 이러다 보니 모임을 세 번이나 하게 되는 문제로 당회에서 좀 토론이 있었는데 성탄절이 기독교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절기이기 때문에 성탄절 예배가 강조되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성탄절 예배를 드리고 밤에는 가족별로 집에서 가정예배를 드리며 가족 간에 친교를 나누는 시간으로 활용하도록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니 화요일 성탄전야 축하예배와 수요일 성탄절 기념예배에 힘써 참석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성탄절의 의미는 이 땅에 성육신하신 주님을 우리 모두가 함께 기뻐하고 그 날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그 거룩하고 신령하신 하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것은 대단히 경의롭고 놀라운 일로서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심은 우리가 기념하고도 남을만한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12월 25일 성탄절에 대한 여러 가지 시비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성탄절이 정확한 예수님의 생일이 아니고 오히려 고대 로마사람들이 태양절로 지키던 날이기 때문에 이 이교적인 절기를 교회 월력에서 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기독교를 반대하고 깎아내리는 이단들이 강하게 주장합니다.

     

    일단 12월 25일이 정확한 예수님의 생일이 아니라는 것은 성경적으로 확실합니다. 성경에는 그 어디에도 12월 25일 예수님이 태어나셨다는 사실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12월 25일이 그 당시 농경사회인 로마에서 태양을 숭배하는 태양절로 지켰던 것도 맞습니다. 고대 로마는 농경사회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태양을 대단히 중시하여 신으로 섬겼습니다. 그런데 12월에는 해가 가장 짧아지다가 12월 25일이 되면 해가 다시 길어진다 하여 태양의 부활을 알리는 태양절로 섬긴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12월 25일의 태양절은 로마에서 가장 큰 절기로 지켜졌습니다. 여기까지는 맞아요.

     

    그런데 예수님이 성육하신 날을 기념하려고 하니까 성탄일을 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한 인간이 이 땅에 태어난 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하여 그 생일을 기념하는데 정말 주님을 사랑하는 교회가 주님의 태어나심을 기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날을 기념하려고 하니까 주님의 태어나신 날을 모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태어난 날을 모른다고 그냥 아무 것도 안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교회도 설립 일을 기념하여 10주년, 20주년... 이렇게 기념하지 않습니까? 교회의 설립도 기념할만한데 주님의 나심은 기독교의 시작인데 얼마나 중요합니까? 그러니까 교회가 주님의 태어나심을 기념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를 누가 비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정확히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짜를 모르니까 4세기경에 교황 율리오 1세가 12월 25일을 주님의  성탄절로 제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과거부터 깊이 뿌리박힌 태양숭배사상이 사라지기 위해서는 이 태양절을 없애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법적으로 없앤다고 민초들 가운데 깊이 뿌리를 내린 절기가 없어집니까? 그래서 이 태양절을 태양보다 더 크고 위대하신 주님의 성탄일로 정하여 태양 대신에 주님을 경배하도록 하자.... 이렇게 해서 성탄절이 교회 절기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이렇게 한 결과 태양절은 다 잊혀지고 이제는 명실상부한 성탄절로 자리한 것입니다. 지금도 자꾸 태양절, 태양절 하면서 이교도적인 절기라고 우겨 되는데 그렇다고 2천년이나 내려온 이 성탄절을 없애버리자고 하는 것은 아주 우스운 일입니다. 그동안 교회 역사 안에서 우상적인 요소를 지우고 아기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절기로 굳어졌는데 이를 없애자 하는 것은 교회를 허무는 행위입니다. 이럴수록 우리가 성탄절을 더 잘 지키고 기념하면서 다시는 이 12월 25일이 태양이나 섬기는 그런 잔치, 축제로 전락되지 않도록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힘써야 합니다. 

     

    이 성탄절의 진정한 의미는 그리스도의 성육신입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다.... 그래서 성육신이라는 말을 씁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성령으로 잉태되어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셨다는 신앙고백은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보편화 된 교리이기는 하지만 이에 대하여 이해가 부족한 신자들이 많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세상에 내려오실 때 홀로 영으로 오신 것이 아니라 성령과 하나가 되어서 성령 안에서, 성령의 초자연적인 능력으로 마리아의 태중에 사람으로 임하신 것입니다. 성육신은 죄 있는 인간의 육신을 피하시기 위해 성령으로 그리스도를 처녀 몸에 잉태하심으로써 인간 구원의 시작을 알렸던 아주 중요한 사건입니다. 이것이 구원의 측면에서 성육신의 한 가지 의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예수님의 성육신을 생각할 때 과연 거룩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한 번 해 보게 됩니다. 거룩이라는 것은 세상과 구별된 것을 의미하죠. 주님은 하나님으로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낮고 천한 이 땅에 오셨고, 낮고 천한 이들의 한가운데로 들어오셨습니다. 주님은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세리들과 함께 했습니다. 주님은 창녀들과 함께 했습니다. 주님은 33년 동안 모든 종류의 죄인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들과 함께 있었지만 그들 가운데서 구별되셨습니다. 그들과 섞이기는 하셨으나 그들과 같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진정한 거룩을 이야기 할 때 하늘에만 있고 이 땅에 오신 적이 없는 예수님을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이 성육신이 의미하는 바가 우리가 진짜 추구할 거룩의 의미라는 것이죠.

     

    요즘 트위트를 뜨겁게 달구는 여류 소설가 공지영 씨가 성탄 절기를 맞아 한 마디 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 분이 이런 말을 했어요. ‘하늘나라에 관한 이야기만 하는 교회는 세속화된 교회이고, 이 땅을 이야기 하는 교회야말로 거룩한 교회다.’ 이 분은 아마도 정치적 이슈마다 시국선언을 하고, 데모 현장에 열심히 뛰는 목사나 그런 교회를 편들려고 했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 이런 정치적 생각을 담은 그의 의견에는 찬동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비 그리스도인의 입에서 나온 그의 말 어딘가에는 생각해볼 만한 의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이상하게 사람들은 거룩을 이야기 할 때 하늘로 가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다못해 하늘로 가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세상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광야 정도는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세례 요한도 광야에서 약대 옷을 입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왜 세례요한은 광야에서만 외쳤을까요? 왜 주님처럼 가정으로 들어오고, 회당으로 들어오고, 광장으로 들어와서 사람들을 만나고, 접촉하고 대화하면서 외치지 않았을까요? 이런 점에서 볼 때 세례요한의 거룩과 예수님의 거룩이 수준의 차이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말씀드려봅니다. 물론 세례요한도 거룩한 분입니다. 그러나 세례요한도 한 인간인지라 다른 종류의 사람들과 섞이게 될 때 나타나는 동화현상.... 이런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세례요한을 찾아 광야로 간 사람들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세례요한이 말씀을 들고 외친 사람들 가운데는 일반 서민들도 있었지만 바리새인 같은 특별한 종교적인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참 세상에서 먹고 살기도 힘든 사람들이 왜 광야로 나갔을까? 왜 광야로 나가서 세례요한으로부터 독사의 자식들, 지옥의 땔감들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을까? 그들 나름대로 좀 세상과 달라지고 싶다는 것....., 적어도 나는 세상에서 쾌락적이고 물질적으로 막 사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고, 또 그런 광야의 자리에서 자기의 거룩성을 확인받고 싶어 하는 그런 욕망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그러나 진정한 거룩은 성육신하신 주님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그 영광스러우신 본체가, 그 모습이, 낮고 천한 이 세상에 오심으로 세상과 하나님이 어떻게 구별되시는가, 거룩의 모습, 거룩의 능력이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을 몸소 보여주셨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성육신이 아니고서는 어디서 이런 거룩의 분명한 의미를 알 수 있겠는가.... 그래서 저는 성육신의 의미가 참으로 많이 있지만 그 가운데서 진정한 거룩의 의미를 설명해주는 것이 바로 성육신이다... 이렇게 믿습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의 살과 피를 상징하는 성찬을 나누고자 합니다. 실제적인 주님의 살과 피는 아니지만 우리가 이 성찬예식을 통해 그런 믿음을 가지게 되면 그 떡과 포도주는 우리의 더러운 육신을 정결하게 씻기고 변화시켜서 우리가 이 세상 가운데 있으나 세상을 이기게 하고, 세상과 뚜렷하게 구분하는 하나님의 자녀 된 성품을 가지게 하며, 또 그것을 유지시켜주며, 그 성품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놀라운 역사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꼭 믿고 믿음으로 성찬예식에 참여하기를 부탁드립니다. 기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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