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 11 : 2-6/ 오실 그 이가 당신입니까?
  • 2022.10.17 13:07:59
  • 오늘 본문을 통해 볼 때 세례 요한은 자신의 뒤에 오실 메시아에 대해 특별한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메시야에 대한 그의 특별한 생각이 그로하여금 본문에 나오는 그런 질문을 하였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이 사회를 등지고 광야로 나가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면서 야인으로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의 광야생활은 바로 이 부패한 사회에 대한 반발이요 부정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런 요한의 성장 배경을 바탕으로 볼 때 그의 멧세지가 기득원자들을 향해 '독사의 자식들아....' 이렇게  비판적이고 독설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그가 예비하는 메시아에게 거는 기대는 각별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메시아가 오시면 이 썩어빠진 세상을 심판하고 새로운 세계를 이루실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가 기대한 메시아인 예수가 나타나셨는데도 아무런 변화가 일 어나지를 않았습니다. 그가 예언하였던 대심판의 재난이 오지도 않았습니 다. 오히려 지금 세례 요한은 헤롯 왕에 의해서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 다. 불의의 세력이 물러가기는커녕, 그 세력에 의해 지금 자기가 억울하게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세상은 옛날 그대로 흘러갑습니다. 이런 일들은, 요한이 기대했던 것에 미치지 못하는 것들이었습니 다.



    오늘 우리도 요한과 같은 경험을 모두 가진 사람들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과는 상관없이 자기 멋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가 오시면 이 불공평하고 불의한 세상이 당장 바뀌고, 독재자들과 그 추종자들은 모두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그가 오시면 모든 병을 다 고쳐주셔서 우리를 건강하게 하실 것이라고도 기대합니다. 그런가 하면 그가 오시면 우리를 푸른초장 쉴만한 물가로, 다시 말해서 우리의 삶을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만들고 안정과 기쁨을 가져다 줄 것이라 기대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그런 기대가 만족하게 응답되어 본 적은 그렇게 흔치 않습니다. 대개는 그런 기대를 가졌다가 요한처럼 실망을 맛보기 일수입니다. 기독교 2천년의 역사가 흐르는 동안 세상에서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 과거와 똑같이 오늘날도 여전히 고난과 범죄와 사랑과 미움이 계속되지 않는가?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므로 한 번이라도 전쟁이 덜 일어났으며, 또는 하나의 국가라도 진정으로 정의로운 나라가 되었는가? 달라지기는 커녕 어떻게 보면 더 악해지고 더 불행한 세계가 되지 않았는가? 이렇게 볼 때 과연 예수는 우리가 기대한 메시아인가 하는 의문이 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분명히 알아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우리가 기대 했던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나름대로의 기대를 갖고 기다릴 때는 오히려 절망을 맛볼 뿐입니다. 그러므로 빈 마음으로 그가 역사하시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이 우리가 취할 바른 자세입니다. 하나님께 무엇을 이루어 주시기를 간구할 것이 아니라, 그가 우리 속에 그의 뜻대로 역사하시기를 기다릴 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다림은 철저한 자기부정을 필요로 합니다. 그 부정을 통해서 나의 기대와 욕망을 완전히 비우고 빈 마음이 될 때 거기에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이 임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경고하십니다. "누구든나를 인하여 실족하지 아니 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우리 편리한대로 예수를 이해할 때 예수로 인하여 우리가 걸려 넘어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 마음을 비우고 인내로 복음의 사역에 동참할 때 하나님은 그의 나라를 우리 속에 이루어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실 그분이 당신입니까"라는 요한의 질문은 이제 우리의 잘못된 아집을 깨고 새롭게 주님 역사 하시기를 기다리는 겸허한 자의 기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은 바로 이런 기도에 응답하시며, 치유와 생명의 역사를 우리 속에 일으키시는 것입니다. 진정 자신을 비워 주님을 영접하고 그가 들려주시는 복음을 듣고 기쁨으로 헌신하는 것이 대강절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일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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