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 마가복음 15:1-15/ 침묵의 의미 [고난주간 특새1]
  • 2013.03.27 16:37:19
  • 오늘 본문 말씀은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신문을 받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빌라도 총독이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라고 예수님께 물었습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네 말이 옳다‘고 대답하셨습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이 아무런 죄가 없음을 알았습니다. 약한 병자들을 고쳐 주었고, 여러 가지 기적을 나타내신 분인데 시기로 죄인 취급해서 빌라도 법정에 끌려 온 것을 빌라도도 다 압니다. 그가 심정적으로 예수님을 두둔하는 것은 오늘 본문의 전체 내용을 보면 알 수가 있지만 빌라도는 유대 지도자들의 눈치도 살펴야 하기에 대 놓고 예수님을 두둔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예수님이 적극적으로 자신을 변호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러면 수월하게 그가 판결을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빌라도는 충분히 예수님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예수님이 군중들에게 얼마나 말씀을 잘 하셨습니까? 수많은 청중들을 끌고 다니는 웅변가요, 그 많은 바리새인, 서기관, 율법사...등의 종교지도자들의 입을 닫게 만든 탁월한 논쟁가 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죽느냐, 사느냐 하는 절대절명의 순간에 자기들끼리도 고소고발 내용이 서로 맞지 않는 고소자의 무리들에 대해서 자기를 변호하기는커녕 한 마디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빌라도가 이를 놀라워하고 있습니다. 어이도 없습니다.

     

    어느 신학자는 "하나님은 영원히 침묵하신다. 그러나 역사에는 하나님의 손길이 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하나님의 깊은 침묵 속에서, 살아있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줄 아는 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침묵 속에 들어있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읽을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1. 주님의 침묵은 사랑을 표현합니다. 만약 예수님께서 침묵을 깨트리시고 "나는 죄가 없다. 도리어 나를 고소하는 저들이, 외식하는 자들이다"라고 반문하며, 자기변호에 급급하였다면 예수님은 십자가의 형벌을 모면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죄인들을 구원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죽기까지 침묵하셨습니다. 이것이 주님의 사랑입니다.

     

    2. 주님의 침묵은 화평을 위한 침묵입니다. 예수님은 빌라도의 법정에서 침묵으로 일관하셨습니다. 아무리 물어 보아도, 예수님은 한 마디의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에게 "내가 너를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권세를 갖고 있는데, 왜 너는 한 마디도 변명하지 않느냐?"라고 말하면서, 살려주려고 애를 씁니다. 어쩌면 빌라도의 이 말은, "너는 아무런 죄가 없는데 왜 말 없이 죽으려 하느냐, 왜 침묵하느냐"라고 묻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침묵은 하나님의 깊은 뜻이 숨겨 있습니다. 그것은 화평을 위한 침묵이었습니다. 하나님과 죄인들 사이에 막혀진 죄의 담벽을 허물기 위하여 예수님은 침묵하셨습니다.  부부 간에도 더 사랑하는 쪽이 입을 닫습니다. 더 이상 입을 열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 싫은 까닭입니다. 말보다도 강한 것은, 침묵입니다. 천 마디의 말보다도, 단 한 번의 침묵이 중요합니다. 침묵보다 더 강한 웅변은 없습니다.

     

    3. 주님의 침묵은 내일에 대한 확신입니다. 예수님은, 반대자들의 모함과 술수 앞에서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침묵하신 이유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믿음과 소망 때문이었습니다. 요18:36에 보면 예수님은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씀했습니다. 오히려 눈에 보이는 현상보다도 깊은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섭리에,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은 침묵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육체적 고통과 수치를 주는 빌라도를 본 것이 아니라, 빌라도 위에서 역사하고 계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바라 본 것입니다. 그러기에 빌라도가 "내가 너를 놓을 권세도 있고, 십자가에 못 박을 권세도 있는 줄 알지 못하느냐"라고 했을 때 예수님은 "위에서 주지 아니하셨더면 나를 해할 권세가 없다."라고 대답하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은, 빌라도 위에서 역사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믿었기 때문에 그렇게 침묵하신 것입니다.

     

    현대는 참으로 말이 많은 시대입니다. 다변을 능력으로 인정받기까지 하는 시대입니다. 그러므로 말 없는 사람은 무능력한 사람이요 죄인이요 또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때때로 침묵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믿음을 소유한 자는, 묵묵히 순종합니다. "의인은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1:17)고 했으니 말 보다는 믿음으로 삶을 나타냅니다. 예수님이 하나님께 전적으로 자신을 맡기고 위탁하시고 침묵으로 일관하셨듯이 우리들의 삶도 묵묵히 주님께 내 앞길을 맡기고,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내일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가지고 묵묵히 순종하는 믿음의 성도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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